MVP후보 ‘갓틀리프’ 얼마나 위력적이었나?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3.06 07: 41

울산 모비스의 정규시즌 우승에는 ‘갓틀리프’가 있었다.
모비스는 5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개최된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부산 KT를 87-79로 물리쳤다. 이미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된 모비스는 홈에서 우승파티를 열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26, 모비스)는 32점, 9리바운드로 골밑을 든든히 지키며 수호신 역할을 톡톡히 했다.
비시즌만 해도 모비스는 걱정이 많았다. 유재학 감독과 주장 양동근이 국가대표 차출로 장시간 자리를 비웠다. 로드 벤슨은 돌출행동으로 팀을 이탈했다. 함지훈은 수술을 받았다. 그럼에도 모비스는 다시 한 번 정상에 섰다. 모든 선수들이 골고루 잘했지만, ‘서브’에서 ‘메인’으로 올라선 라틀리프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올 시즌 라틀리프는 프로농구 골밑을 평정하며 명실상부 최고센터로 우뚝 선 모양새다. 라틀리프는 평균 20.1점(리그 2위), 10리바운드(리그 1위), 1.7블록슛(리그 2위), 야투율 65.6%(리그 1위) 등 각종 공격지표에서 리그최고선수를 증명하고 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기록이 두 배 가까이 뛰었다.
데이본 제퍼슨처럼 기복이 있지도 않았다. 라틀리프는 지난해 10월 11일 LG와의 개막전부터 54경기를 모두 뛰었다. 전략적으로 벤치에서 나온 몇 경기를 제외하면 매번 주전이었다. 라틀리프는 평균 28분 52초를 소화하며 출전시간 전체 10위에 올라있다. 외국선수 중에서는 단연 최고다. 두 명이 교대로 출전하는 특성을 감안했을 때 라틀리프의 팀내 비중이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다.
라틀리프는 54경기를 모두 뛰면서 26경기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특히 1월 13일 삼성을 상대로 38점, 18리바운드의 원맨쇼를 펼치기도 했다. 선두싸움이 치열했던 5라운드에서 그는 7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평균 27.3점, 12.9리바운드의 괴력을 발휘했다. 폭발력에서는 제퍼슨이 우위지만 꾸준함에서는 단연 라틀리프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라틀리프는 탄탄한 몸과 젊은 체력을 바탕으로 KBL 골밑을 평정했다. 신장은 201cm로 다소 작지만 우람한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를 감당할 선수가 없다. 기동력과 운동능력까지 좋아 속공의 최전선으로 달려나가는 라틀리프는 항상 미스매치를 유발하는 선수였다. 라틀리프가 골밑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문태영, 함지훈, 양동근이 지원사격하는 모비스는 올해도 최고일 수밖에 없었다.
한 KBL 감독은 “라틀리프를 당할 재간이 없었다. 몸싸움도 밀리지 않는데 스피드까지 빨라 항상 골칫덩어리였다. 프로농구 최고센터다. MVP를 주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라틀리프의 MVP수상에는 걸림돌이 있다. 피부가 검은 외국선수라는 편견은 라틀리프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KBL이 2012년부터 국내선수와 외국선수 MVP를 통합한 뒤 외국선수가 수상을 한 역사가 없다. 2013년 SK에 구단역사상 첫 정규시즌 우승을 안긴 애런 헤인즈도 MVP는 김선형에게 양보했다. 아무리 활약이 뛰어나도 결과적으로 국내선수의 벽을 넘은 외국선수는 없었다. 과연 라틀리프는 실력으로 모든 것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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