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공식 방출’ BAL 반응은 시원섭섭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3.07 06: 20

윤석민(29, KIA)은 고심 끝에 고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선택했다. 이런 윤석민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볼티모어의 속내는 복잡하다. 기본적으로 스카우트에 실패했다는 씁쓸함은 있다. 다만 최악의 상황에 이르지 않았다는 안도감은 숨기지 못하는 모습이다. 말 그대로 ‘시원섭섭’이다.
‘보스턴 헤럴드’ 등 미 언론들은 7일(이하 한국시간) “볼티모어가 윤석민을 공식적으로 방출했다”라고 발표했다. 이미 윤석민으로부터 방출 요청을 받은 볼티모어는 6일 윤석민이 귀국길에 오르자 서류상 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초 3년 계약을 맺으며 의기투합했던 윤석민과 볼티모어는 이렇게 1년 만에 갈라졌다. 산하 트리플A팀인 노포크의 명단에서도 윤석민의 이름은 사라졌다.
양자 모두 불운한 계약이었다. 볼티모어는 우완 마운드를 보강함과 동시에 아시아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모두 틀어졌다. 메이저리그(MLB)를 꿈꿨던 윤석민도 목표를 이루지 못하며 자신의 경력에 적잖은 흠집을 남겼다. 한창 전성기를 향해 달려가야 할 때 ‘브레이크’가 걸린 셈이기 때문이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차라리 좀 더 일찍 결정을 내렸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볼티모어도 씁쓸한 뒷맛이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댄 듀켓 볼티모어 단장은 6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윤석민의 KIA 입단 사실을 확인하며 “윤석민은 이곳에 오기 전 한국의 최고 투수 중 하나였다. 그는 던질 기회가 있는 곳을 원했다. 우리는 윤석민이 이곳에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그렇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털어놨다.
듀켓 단장은 “윤석민이 약 한 달 전 구단에 방출을 요청했다”라고 공개하며 고민이 꽤 깊었음을 시사했다. 듀켓 단장이 언급한 시점은 벅 쇼월터 감독이 “윤석민을 스프링캠프에 부르지 않겠다”라고 이야기한 시점과 거의 일치한다. 스프링캠프 제외 소식에 상심한 윤석민 측이 먼저 방출을 요구했다는 관계자들의 이야기와 맥락을 같이 하는 대목이다. 듀켓 단장은 “윤석민의 옛 소속팀(KIA)은 그를 다시 데려가길 강력하게 원했다”라며 KIA의 적극적인 구애도 털어놨다.
천웨인을 데려오며 성공을 거둔 볼티모어는 와다 쓰요시, 윤석민이 나란히 실패하며 아시아 스카우트의 오점을 남겼다. 하지만 윤석민의 경우는 일찌감치 부담을 덜어냈다는 점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다. 윤석민은 앞으로 2년간 430만 달러의 계약이 남아 있었다. 윤석민의 MLB 승격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볼티모어도 헛돈을 쓸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석민이 자진해 방출을 요청함으로써 이 실패한 계약의 후유증을 최소화했다.
듀켓 단장은 “윤석민의 방출로 우리는 재정적인 의무를 덜었다”라면서 이런 효과를 부인하지 않았다. 이어 “윤석민의 뜻대로 KIA와 계약할 수 있도록 계약을 파기했다. 결과적으로 윤석민에게 좋은 거래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윈-윈 사례가 되길 희망했다. 최선은 아니었지만 양자는 차선을 찾으며 인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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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 쇼월터 감독.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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