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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포수 지성준, "앞으로도 등번호 117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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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한화는 시범경기에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의 선수들이 주로 뛰었다. 신인 및 육성선수들이 주로 쓰는 희귀한 등번호가 시범경기에서 주목받았다. 신인 주현상은 '07번'을 달고 뛰었고, 육성선수 정유철은 '118번'으로 세 자릿수 등번호를 썼다. 주목받은 포수 지성준(21)도 '117번' 세 자릿수 번호다. 

청주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한화 육성선수로 입단한 그에게 두 자릿수 번호는 기대할 수 없었다. 대부분 육성선수가 쓰듯 세 자릿수 번호가 당연했다. 지성준은 "남아있는 번호가 110번부터 120번뿐이었다. 그 중에 117번이 주어져서 쓰게 됐다"고 말했다. 

지성준은 올해부터 정식선수로 등록됐다. 최고참 포수 조인성이 종아리 부상으로 시즌 초반에는 뛸 수 없었다. 당초 2군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높았지만 시즌 초반에는 정범모를 뒷받침하는 백업 포수로 비중이 커졌다. 개막 엔트리 승선도 확실시된다. 

지난해 내야수 강경학이 1군에서 활약한 후 등번호를 07번에서 14번으로 바꾼 것처럼 지성준도 정규시즌에 맞춰 등번호를 바꿔볼 법도 하다. 하지만 지성준은 "앞으로도 117번을 쓰고 싶다. 거의 쓰지 않는 특이한 번호다. 정이 많이 들었다"고 웃어보였다. 

한화는 영구결번이 3개(35번·23번·21번)나 있고, 코치들의 수도 많아 남아있는 두 자릿수 번호는 99번뿐이다. 그런데 99번은 류현진이 2012년까지 쓰고 난 뒤 사실상 임시결번 됐다. 하지만 그와 관계없이 어려운 시절부터 자신과 함께 한 117번을 달고 1군 무대에 뛰어보겠다는 게 지성준의 의지다. 

역대로 돌아봐도 특이한 등번호를 쓰고 성공한 선수들이 몇몇 있다. 1990년대 태평양·현대에서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김경기 SK 수석코치는 보기 드문 '00번'을 달고 성공했다. 류현진 역시 한화 입단초 달았던 15번을 국내에 복귀한 선배 구대성에게 내준 뒤 어쩔 수 없이 사용한 등번호 '99번'이 이젠 그의 상징이 됐다. 

지성준은 시범경기 12게임에서 26타수 5안타로 타율은 1할9푼2리에 그쳤지만 볼넷 7개를 골라내 출루율 3할6푼4리로 선구안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포수로서 7번의 도루 저지에 성공하며 도루 저지율 5할3푼8리로 강견을 자랑했다. 김성근 감독도 "지성준이 이제 1군 수준으로 올라왔다. 미리 만들어놓지 않았으면 포수 자리에 큰 공백이 생겼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지성준은 "내가 1군 선수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스스로 낮춘다. 하지만 그에게는 지금 아주 좋은 기회가 왔다. 지성준이 정규시즌에도 당당히 117번 세 자릿수 번호를 달고 '육성선수 신화'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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