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보직 개봉박두, 논란이 아닌 선택!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5.03.26 06: 48

개막을 코 앞에 두고 김기태 KIA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돌아온 기둥투수 윤석민(29)의 보직을 놓고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발투수 아니면 소방수. 가능성은 반반이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미 결정을 했을 것이다. 김 감독은 28일 LG와의 개막전 당일 윤석민의 보직을 밝힐 예정이다.
KIA 마운드의 현실을 보면서 윤석민 보직의 향방을 잡아보자. 시범경기에서 뛰었던 투수들 가운데 주력 투수진을 추려보면 필립 험버, 조쉬 스틴슨, 양현종, 임준혁, 임준섭(좌), 임기준(좌), 최영필, 김태영, 심동섭(좌), 윤석민, 한승혁, 박준표, 문경찬(신인) 등을 1군 후보로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선발투수가 가능한 선수는 험버, 스틴슨, 양현종, 윤석민, 임기준, 임준혁, 임준섭 등 7명이고 나중에 가세하는 김진우와 김병현까지 보태면 9명까지 불어난다.  김기태 감독은 개막 선발로테이션을 5명으로 꾸려가기로 했다. 양적으로만 본다면 선발진의 규모는 풍부하다고 볼 수 있다.

눈을 돌려 불펜진을 살펴보자. 김태영, 최영필, 박준표, 심동섭이 있다. 선발 후보 가운데 불펜에서 롱맨 혹은 추격조로 활용할 수 있는 투수는 임준섭, 한승혁, 문경찬이 있다. 재활중인 서재응과 곽정철은 불펜의 예비전력이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확실한 소방수로 생각할 수 있는 투수는 보이지 않는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소방수 후보로 거론된 심동섭이 있다. 당시 인터뷰에서 심동섭은 "아직 소방수를 맡으라는 말은 없었다"라는 밝혔다. 이대진 코치는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꼽았을 뿐 심동섭에게 소방수를 시키겠다고 말한 것은 아니었다. 더욱이 2월 중순부터는 KIA가 윤석민의 영입을 결정짓는 시점이었다.
심동섭은 시범경기 6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이 1.31로 높은 축에 속했다. 1경기에서 3실점했지만 5경기에서는 무실점하면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었다. 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제구에 약점을 보였다. 그래서 내부적으로는 아직은 소방수보다는 좌완 필승맨이 더 어울린다는 평가를 하는 듯 하다.  
윤석민을 선발진에 갖다 놓으면 분명히 막강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선발투수들의 불펜 활용도가 낮아지는 것이 고민이었다. 연투 능력이 떨어지거나 필승조 정도로 활용할 수 있다.  반대로 윤석민이 소방수로 나선다면 선발진, 불펜진의 균형이 잡힌다는 점은 야구인들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당연히 이닝 소화력을 감안하자면 윤석민을 선발로 기용하는게 맞다.  그러나 팀의 현실을 본다면 마무리가 적합하기 때문에 김기태 감독은 고민을 거듭하는 것이다. 여기에 매년 소방수 부재로 허덕였던 KIA의 잔혹사도 드리워져 있다. 이런 점에서 윤석민의 보직 문제는 논란이 아니라 선택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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