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볼 공개’ 유희관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겠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3.27 06: 06

"난 항상 물음표 아니면 느낌표였던 것 같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로 풀타임 3년차를 맞는 유희관(29, 두산 베어스)이 다소 달관한 듯이 한 마디를 던졌다. 풀타임 첫 해였던 2013년부터 그랬다. 유희관은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했으나 선발로 전환해 성공하며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고, 지난해에는 첫 풀타임 선발이 되어 12승으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에 성공했다.
하지만 공이 느리다는 약점을 갖고 있는 유희관을 향한 시선은 여전히 반신반의다. 시범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84로 부진하자 올해야말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들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유희관은 언제나 이런 시선들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26일 경찰청과의 연습경기에서는 4이닝 3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럼에도 썩 만족스런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겉으로 나타난 기록이 나빴을 때 실망하지 않았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유희관은 경찰청과의 경기 직후 “오늘도 100% 만족은 하지 않는다. 결과를 봤을 땐 볼넷 없이 무실점한 것이지만 밸런스가 100%는 아니었다. 이제 등판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때까지 잘 준비해야 한다. 생각대로 몸 상태는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에서 기록보다 큰 관심을 모았던 것은 처음으로 선을 보인 유희관의 포크볼이었다. 유희관은 “포크볼은 3~4개 던졌다. 그러면서 안타도 하나 맞았는데 괜찮다. 점점 좋아지는 느낌이다. 그리고 우타자 상대로 던지던 싱커를 이제 좌타자에게도 던진다”는 말로 이번 시즌을 앞두고 달라진 점 2가지를 공개했다.
물론 포크볼은 비밀병기인 만큼 가끔씩만 보여줄 방침이다. 유희관은 “포크볼은 결정적일 때만 한 번씩 쓸 것이다. 한 경기를 하면 많이 활용해도 10개는 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는 슬라이더도 더 가다듬으려 한다. 생각보다 괜찮아 권명철 코치님과 가득염 코치님도 해보라고 하신다”고 밝혔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빠지는 유희관의 싱커는 우타자들을 상대로는 큰 효과를 입증했다. 이 싱커가 좌타자와의 몸쪽 승부에서도 효력을 발휘하고 포크볼도 의도한 때에 원하는 코스로 들어간다면 좌타자를 상대로 보였던 약점이 상당부분 개선될 수 있다. 슬라이더까지 더 익으면 장기적으로는 4가지 구종을 마스터한 완성형 선발투수로 거듭나는 것도 불가능이 아니다.
벌써부터 스스로 큰 부담을 짊어지려 하지는 않는다. 그래야 역설적으로 팀에도 더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다. “선발로 퀄리티 스타트만 한다는 생각으로 던질 것이다. 신경을 쓰면 밸런스도 깨지고 팀에도 피해가 갈 수 있다”는 것이 유희관의 의견.
풀타임 3번째 시즌. 이제 ‘좋은 투수’에서 ‘확신할 수 있는 투수’로 자신의 이미지를 바꿀 시간이다. 유희관은 “난 항상 물음표 아니면 느낌표였던 것 같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꿀 수 있는 피칭을 하겠다”고 당차게 선언했다. 이번 시즌 역시 시작은 물음표다. 시즌이 끝났을 때 물음표가 떨어진 자리에 새로운 느낌표 하나가 새겨질 수 있을지는 유희관에 피칭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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