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자율훈련, 김성근 감독은 무엇을 보았을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3.27 06: 02

시즌 개막까지 이틀을 앞둔 2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한화 선수들이 오전 10시부터 하나둘씩 나와 가볍게 타격훈련을 소화했다. 한 무리의 선수들이 한 박스 정도 공을 치고 나면 라커에 들어갔고, 또 다른 무리의 선수들이 나와 타격 훈련 하는 식으로 오후 3시쯤 일찍 끝났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덕아웃 앞 의자에 앉자 말없이 선수들의 훈련을 그저 묵묵히 지켜보기만 했다. 평소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직접 1대1 지도를 아끼지 않는다. 투수들의 불펜 투구는 물론 타격과 주루까지 직접 몸동작을 써가며 가르치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이날 김 감독은 관찰자로 한 발 물러서 있었다. 
이유가 있었다. 김 감독은 "시즌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 시기에는 각자 알아서 훈련하도록 풀어준다. 가볍게 공을 치고 러닝을 하며 컨디션만 조절하면 된다. 지금 훈련도 선수들에게 자율적으로 맡겼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꽉 짜여져있는 스케줄로 선수들을 훈련의 끝으로 몰아넣었던 모습과 달랐다. 

그래서 선수들은 각자 알아서 필요한 만큼 훈련을 하고 일찍 퇴근했다. 훈련의 강도는 높지 않았고,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하지만 김 감독은 자율적으로 훈련하는 선수들의 움직임과 자세를 놓치지 않고 두 눈에 담았다. 아직 한화 선수들의 자세는 김 감독 성에 차지 않았다. 너무 많이 부족했다. 
김 감독은 한 유망주 선수를 가리켜 "훈련을 하더라도 무엇이 잘못됐는지 생각하면서 해야 한다. 번트를 할 때 몸이 움직이지 않고 팔만 움직인다. 잘못된 부분을 지도해도 다음날 되면 또 똑같은 동작만 반복하고 있다. 저렇게 해선 성장할 수 없다. 작년 가을과 비교해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선수의 러닝 훈련을 보고도 아쉬움이 섞인 지적을 했다. 김 감독은 "스타트를 하고 3발안으로 상체가 서야 스피드를 낼 수 있다. 상체를 숙이며 4발 이상 뛰면 스피드가 늦다"며 "주루는 순간 싸움이다. 어깨 움직임을 줄이고 한 번에 튀어나가게 한다든가 아니면 잔발로 13발, 보폭을 넓혀서 12발안으로 베이스까지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코칭스태프에서 가르쳐도 선수 본인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혼자 훈련을 하더라도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왜 안 되는지 생각해야 한다"며 "두산 정수빈을 보라. 서건창 타격폼을 따라해 결국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프로 선수라면 이처럼 스스로 연구하고 발전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율훈련이었지만 김 감독은 어떤 선수가 나오고 안 나왔는지도 파악하고 있었다. 부상이 없는 선수들은 거의 모두 자발적으로 훈련했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도 있었다. 말없이 지켜보면서도 김 감독은 선수들의 시즌 준비 과정을 세심히 모두 체크하고 있었다. 개막전 엔트리에 대한 구상도 거의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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