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부진' 레일리, 우연일까 실력일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3.29 06: 09

롯데 자이언츠 1선발로 기대를 모았던 좌완 브룩스 레일리의 개막전 부진, 어떻게 봐야 할까.
레일리는 2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전에 선발로 등판했다. 상징성이 큰 개막전 선발, 이종운 감독은 시범경기를 통해 가장 좋은 컨디션을 과시한 레일리를 선발로 낙점했다. 레일리는 시범경기 기간동안 3경기에 출전, 11이닝을 소화하며 단 1점만 내줘 평균자책점 0.82로 짠물피칭을 펼쳤다.
점수를 적게 주기도 했지만, 레일리가 시범경기에서 보여줬던 높은 구속(최고 149km)과 제구력, 그리고 결정구 커브의 움직임은 좀처럼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레일리는 개막전에서 무너졌다. 1회에는 김상현에게 3점 홈런을 얻어맞았고, 이후에도 들쭉날쭉한 제구력 때문에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결과는 3⅓이닝 8피안타 4사사구 7실점, 최악의 데뷔전을 치르고 말았다. 롯데 타선이 폭발하며 승리를 거뒀기에 망정이지 자칫 레일리는 첫 등판부터 심하게 꼬일 뻔했다.
레일리의 시범경기 호투는 실력이었을까 허상일까. 이 감독은 경기 후 "레일리 선수가 오늘 부진했는데 원래 실력이 아니었다. 개막전 많은 관중 앞에서 긴장을 한 탓인지 팔 스윙이 좀 이상하더라. 공을 채지 못하고 밀어서 던지고, 릴리스포인트도 들쭉날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레일리가 오늘은 부진했지만 보여준 것이 있는 선수인만큼 믿는다. 사실 오늘 경기에서 레일리가 스트라이크 존이 자기 생각과 달라서 조금 헤메기도 했다. 다음 경기에는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신뢰를 거두지 않았다.
이 감독의 말처럼 레일리의 시범경기 호투는 결코 결과만 좋은 게 아니었다. 당시 레일리는 정확하게 코너워크가 된 빠른 공을 타자 무릎 위치에 낮게 던졌고, 결정구 커브 역시 2가지 종류로 나눠서 던지며 타자들의 방망이를 묶어놨다. 레일리가 개막전에서도 똑같은 제구력을 보여주고도 결과가 나빴다면 우려할 만하지만, 자기 공을 던지지 못했기에 다음 번 등판은 기대를 걸어 볼만하다. 레일리의 다음 등판은 4월 2일 잠실 LG 트윈스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레일리는 개막전 부진에도 기가 죽지 않았다. 12-9로 롯데가 승리를 거두자 경기 후 승리투수 홍성민에게 헤드락을 걸고 '위닝 피처(승리 투수)'라고 외치며 라커룸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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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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