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무너져도 뒤집는다' 롯데, 2010년 떠오르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3.29 06: 14

롯데 자이언츠가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시범경기 팀 홈런 1위다운 위용을 뽐냈다.
롯데는 28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개막전 kt 위즈전에서 난타전 끝에 12-9로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초반 선발투수 브룩스 레일리가 무너지면서 2-8까지 밀렸지만, 5회 타선의 응집력을 살리며 대거 7득점에 성공해 승리를 따냈다.
점수를 많이 내주고, 대신 더 많이 점수를 내서 이기는 모습은 낯설지가 않다. 야구는 10점 차로 이기든 1점 차로 이기든 상대 팀보다 딱 1점만 더 점수를 내면 되는 경기다. 단 1경기지만 과거 2010년을 떠올리게 하는 경기였다.

2010년 롯데는 극과 극의 팀이었다. 조성환-이대호-홍성흔-가르시아, 이른바 '조대홍갈' 타선의 힘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였다. 당시 롯데는 팀 타율 1위(.288), 홈런 1위(185개), 타점 1위(739점) 등 공격 전부문에 걸쳐 최상위권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팀 평균자책점 6위(4.82), 피홈런 최다(149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투타 밸런스가 아쉬웠다. 그래도 그 해 롯데는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치고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당시 중심타선에 있던 선수들은 이제 롯데에 한 명도 남아있지 않지만, 올해 롯데 타선 역시 만만치 않다. 개막전에서 가동했던 아두치-황재균-손아섭-최준석-박종윤 타선은 최고의 효율을 뽐냈다. 개막전 홈런 2방도 모두 중심타선에서 나왔는데, 최준석은 1회 필 어윈을 상대로 투런포를 날렸고 박종윤은 5회 경기를 뒤집는 스리런포를 쐈다.
과거 김주찬 자리였던 톱타자 짐 아두치는 빠른 발과 지능적인 주루플레이, 그리고 정확한 타격까지 3박자를 모두 갖춘 모습이었다. 안타 3개와 도루 2개, 그리고 인상깊었던 홈 쇄도 주루플레이 2개는 톱타자 아두치의 기량을 엿보기에는 충분했다.
다만 우려스러운 건 선발 레일리의 부진이다. 롯데는 올해 선발진에 숙제를 안고 있다. 물음표가 많은데, 변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선발투수 3명이 확실하게 자리를 지켜줘야 한다. 시범경기 호투를 바탕으로 개막전 선발로 낙점받은 레일리는 3⅓이닝 7실점으로 매운 맛을 봤다.
필승조 평균연령이 30대 중반에 육박하는 롯데 불펜 사정을 감안하면 선발투수들이 최대한 긴 이닝을 끌어줘야 한다. 만약 롯데 선발진이 안정을 찾는다면 올해 롯데 전력도 결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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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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