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적극 투자 없으면 미래도 성적도 없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4.14 05: 53

kt 위즈가 11연패의 기나긴 터널을 지나 창단 첫 연승으로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kt의 시즌은 이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kt가 꾸준히 안정된 전력을 갖추기 위해선 구단의 발 빠른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
kt는 올 시즌을 앞두고 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을 비롯해 외국인 선수, FA 영입 등을 통해 전력을 보강했다. 워낙 선수층이 얇아 모든 카드가 100% 적중해야 해볼만 하다는 것이 조범현 감독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NC 다이노스의 사례를 봤을 때 특별지명의 선수들이 모두 10억 원의 가치를 해낼 수 있는 건 아니다. 외국인 선수와 FA 선수들 역시 기대를 완전히 충족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kt가 전력을 보강하는 과정에서 많은 돈을 썼다고 보긴 어렵다. 우선 외국인 투수 3명의 공식 발표 연봉을 합하면 97만 달러(필 어윈 45만 달러, 앤디 시스코 32만 달러, 크리스 옥스프링 20만 달러)다. 경험과 성적으로 비교하긴 힘들지만,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중 최고액 연봉을 받는 더스틴 니퍼트(두산·150만 달러) 1명에 크게 못 미친다. 외국인 투수는 신생팀에게 가장 중요한 전력이다. 그나마 외국인 타자 앤디 마르테의 연봉이 60만 달러로 팀 내에서 가장 높다.

FA 시장에서도 소위 말하는 ‘큰 손’과는 거리가 멀었다. 특별지명에서 채우지 못한 부분을 FA 시장에서 채웠는데, 선수 3명의 영입에 투자한 총 금액은 옵션 포함 44억 1000만원(김사율 3+1년 14억 5000만 원, 박기혁 3+1년 11억 4000만원, 박경수 4년 18억 2000만원)이었다. 앞서 1군 무대를 밟은 NC는 2013 첫 시즌을 앞두고 이호준(3년 20억원), 이현곤(3년 10억 5000원)과 FA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그리고 이들은 쏠쏠한 활약으로 팀에 보탬이 됐다. 반면 kt는 최근 과열된 FA 시장을 감안한다면 대어급 FA 1명보다 더 적은 금액을 쓴 셈이다.
물론 금액이 선수들의 활약을 보증하진 않지만 kt는 13경기를 치르는 동안 투타 구심점을 찾지 못했다. 옥스프링이 11일 목동 넥센전에서 7이닝 무실점의 대활약으로 창단 첫 승을 이끌었지만 어윈과 시스코의 활약은 아직 미미하다. 당초 1선발로 기대를 모은 3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10.22로 부진했다. 지난해 육성형 용병으로 데려온 시스코도 3경기서 3패 평균자책점 7.04의 기록이다. 외국인 투수 1명을 더 쓸 수 있는 메리트를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 FA 선수들의 꾸준한 활약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어찌 됐든 이미 지나간 일을 되돌릴 수는 없다. kt는 우여곡절 끝 12경기 만에 창단 첫 승을 거뒀다. 선수들의 패기와 팀워크로 만들어낸 역사적인 승리였다. 그러나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구단의 적극적인 투자가 절실하다. kt의 전력은 기존 9개 구단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당장의 2연승이 큰 의미를 가지진 않는다. 물론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기대를 걸 수도 있지만, 이 선수들을 무조건 믿고 기용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1군 무대는 퓨처스리그와 엄연히 달라 납득할 만한 성적이 나와야하기 때문이다.
kt가 기나긴 연패를 겪으면서 타 구단과의 트레이드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타 구단과 논의가 있었지만 성사되지 않은 트레이드도 있다. 양 쪽 모두 만족할만한 트레이드를 하기 위해선 카드가 맞아야 한다. 하지만 kt의 선수층을 봤을 때 카드를 선택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다른 구단들은 분명 kt의 유망한 자원을 눈독들일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원하는 트레이드라면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NC는 2013시즌을 앞두고 2013 신인지명회의에서 2라운드 특별지명(전체 22순위)으로 영입한 유망주 투수 김태형을 넥센에 보내고 차화준-임창민을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하기도 했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선택이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kt에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면 현금 트레이드 등의 방법으로 현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또한 만약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이 반복된다면 과감히 교체 카드를 꺼내드는 방법도 있다.
아직 시즌은 길기 때문에 프런트는 팀 전력이 향상될 수 있는 방안을 끊임없이 강구해야 한다. 특히 현장에서 요구하는 부분들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을 해줄 필요가 있다. 그것이 kt가 빠른 시일 내에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길이다. kt는 시즌 100패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는 위기 상황이다. 신생팀이라고 봐주지 않는다. 곁에 좋은 선수들이 있어야 젊은 유망주도 보고 자란다. 결국 투자없이는 당장의 성적은 물론 미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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