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태, "무패 우승 도전, 우스갯소리 아냐"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5.04.19 06: 39

"우스갯소리로 말하는 것이 아니다. 건방진 것이 아니라 하나의 목표가 생긴 것이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은 지난 18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7라운드 제주와 홈경기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6승 1무(승점 19)로 선두 자리를 굳건히 한 전북은 22경기 연속 무패(17승 5무)로 K리그 최다 연속 무패 기록을 경신했다.
K리그 무패의 역사를 바꾼 만큼 이날 승리는 전북에 어느 경기보다 값졌다. 평소 기록을 신경쓰지 않는 최 감독조차 선수들에게 "기록 욕심을 내라. 의식하고 욕심을 내서 부담을 이겨야 한다"고 주문할 정도였다.

쉽지 않았다. 후반 12분 레오나르도가 선제골을 넣었지만, 제주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다. 특히 후반 중반부터 계속된 유효 슈팅은 전북 골문을 수 차례 위협했다. 하지만 전북의 수문장 권순태(31)는 골문을 허용하지 않았다. 권순태는 최후의 수비수답게 제주의 슈팅을 막아내며 무실점으로 골문을 지켰다.
"항상 막판이 힘들다. 오늘도 고비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힌 권순태는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하고 있어 경기 마지막이 항상 힘든 것 같다"며 "솔직하게 무패 기록을 의식해서 정신력으로 버텨내서 이긴 것 같다. 동료들이 힘든데 최선을 다하니까, 나도 최선을 다할 방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연승이 아닌 무패 기록이었다. 공격진보다는 골키퍼에게 오는 부담이 더 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개의치 않았다. 패배나 무승부가 아닌 승리를 기대한 만큼 부담감은 골키퍼 혼자가 아닌 선수들 모두가 책임져야 했기 때문이다.
권순태는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홈에서 열리는 경기이고, 가시와 레이솔(일본) 원정을 가지 전에 좋은 분위기를 유지해야 했다"며 "냉정해질 필요가 있었다. 흥분을 하면 실점을 한다. 그런 부분을 컨트롤하려고 했다. 물론 부담이 안된 건 아니다. 다만 그 속에서 실점을 안 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제 전북은 앞으로의 모든 경기가 기록과 관련돼 있다. 전북을 상대하는 팀들은 제물이 되지 않기 위해 엄청난 견제를 할 것이 분명하다.
이에 대해 권순태는 "견제가 강할 것 같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견제가) 없던 것이 아니다. 예방접종을 한 상태다. 우리는 매 경기 이기려고 노력하고 있다. 물론 승리를 못할 수도 있지만, 슬기롭게 넘어갈 수 있는 능력이 많이 생겼다"며 견제는 장애물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승리 후 전북의 주장 이동국은 '무패 우승'에 대한 희망을 내비쳤다. 아직 이른 시기이지만 권순태도 무패 우승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우스갯소리로 말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한 권순태는 "선수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건방진 것이 아니라 하나의 목표가 생긴 것이다. 우승이라는 큰 목표 안에서 더 많은 것을 가져오고 싶다. 선수들이 은퇴할 때 남는 건 기록 뿐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순간이 아니면 즐길 수 없다. 끝나면 즐길 수가 없는 만큼 선수들 모두가 집중하고 있다"며 "우리의 무패 행진의 고비가 특정 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않는다. 앞으로의 매 경기가 우리에게 고비가 될 것이고, 계속 반복될 것이다"면서 집중력과 정신력이 계속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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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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