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SNL코리아', 정치풍자 부활이 반갑다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5.04.19 10: 00

tvN 'SNL코리아'가 정치풍자를 선보였다. 코너 전체를 할애한 것도 아닌 짧은 분량에 불과했지만, 그동안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정치풍자라는 점에서 이목을 집중케 했다.
지난 18일 방송된 'SNL코리아6' 이규한 호스트 편은 이규한의 탈모 셀프디스를 비롯해 방청석에 앉아있던 이규한의 일반인 여자친구 공개, 슈퍼주니어 성민의 아내 김사은 특별출연, 유세윤의 '여성비하발언' 셀프디스 등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졌다.
이 중 특히 눈길을 끌었던 코너는 크루 정상훈이 피노키오로 활약했던 '청춘잔혹동화'였다. 대기업에 취업한 피노키오가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진다'는 아버지의 충고에 진실만을 말하다가 직장 내 왕따가 됐고, 결국 거짓말을 서슴지 않은 비열한 피노키오로 탈바꿈하는 이야기였다.

이 과정에서 피노키오는 썰렁한 직장 상사의 개그에도 크게 웃고, 경험담에 눈물까지 쏟으며 거짓 감동을 일삼았다. 또한 비타 500박스를 누군가에게 건네며 "이거 아무 부담 없이 받아달라. 고마워서 그렇다. 아무 의미 없이 드리는 거다"고 말하며 코가 점점 길어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는 이완구 총리 측에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측이 비타 500박스를 건넸다는 보도를 패러디한 것.
이후 타락을 거듭하며 거짓말을 일삼던 피노키오는 코가 엄청나게 길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신입사원에서 회사사장까지 승승장구해 행복하게 살았다는 말과 함께 "나만 거짓말 하는 거 아니잖아?"라는 정상훈의 뼈있는 한마디가 눈길을 끌었다.
이는 과거 'SNL코리아'가 '여의도 텔레토비' 등으로 정치풍자를 전면에 내세웠던 거에 비해 턱없이 짧은 분량이었고, 풍자를 위주로 한 '글로벌 위켄드 와이'에서 등장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웃음을 강조한 콩트 중에 정치풍자를 은연 중 녹여내 유머로 승화시킨 점, 오랜기간 볼 수 없어 시청자를 아쉽게 했던 정치풍자의 재시도라는 점에서 방송 직후 화제가 됐다.
'SNL코리아'가 이를 첫발로 또 다시 날카로운 정치풍자를 지속적으로 시도할지, 아니면 이를 끝으로 또 다시 성적인 유머와 정치를 제외한 패러디에 온 힘을 집중시킬지 다음주 방송이 더욱 주목된다.
gato@osen.co.kr
'SNL코리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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