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요섭-박용근, LG 떠나 성공한 또 하나의 사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4.21 07: 28

LG를 떠나 성공한 또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을까. kt와 LG가 1대2 트레이드에 합의한 가운데 새롭게 kt 유니폼을 입은 윤요섭(33)과 박용근(31)의 성공 여부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kt와 LG는 20일 나란히 보도자료를 내고 투수 이준형(22)과 윤요섭·박용근의 1대2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개막 이후 17경기에서 단 2승을 거두는 데 그친 kt는 1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즉시전력감 두 명을 영입했다. 대신 LG는 1군에서 자리가 없는 두 선수를 내주고 2~3년 뒤를 내다본 유망주 투수를 영입함으로써 미래를 기약했다.
관심은 윤요섭 박용근에 쏠려 있다. 비록 LG에서 자리를 잡지는 못했지만 kt에서는 당장 1군에 포함될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공격력과 힘을 갖춘 포수인 윤요섭은 포수나 지명타자 자리에서 활용될 수 있다. 박용근은 박기혁 박경수로 이뤄지고 있는 kt의 키스톤 라인업에 경쟁자로 뛰어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두 선수는 올 시즌 1군 출장 경력은 없으나 퓨처스리그에서는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며 정상적인 컨디션을 과시하고 있다.

양상문 LG 감독은 트레이드 단행 후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윤요섭과 박용근이 당장 1군에 올라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포수진에는 최경철 유강남이 있고 내야진은 오지환 손주인이 버티는 상황에서 양석환 박지규 등 젊은 선수들도 성장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당장 활용이 어려운 두 선수를 내주고 미래의 전도유망한 투수 자원을 확보한 것에 의의를 뒀다. 돌려 말하면 선수층이 취약한 kt에서는 두 선수가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팬들도 기대를 걸고 있다. 당장 kt의 주전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두 선수가 처진 팀 분위기에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기존 주전 선수들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 NC 또한 2013년 초반 넥센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지석훈 박정준 이창섭을 영입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세 선수가 NC의 1군 전력에서 대활약을 펼쳤다고 볼 수는 없지만 요소요소마다 분위기를 바꾸는 데는 도움이 됐다는 것이 NC 관계자들의 회상이다. kt도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LG를 떠난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였던 기억 또한 기대요소다. 2009년 리그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던 김상현(현 kt), 그리고 넥센으로 이적해 자신의 기량을 만개한 박병호가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이들은 LG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모두 발휘하지 못하며 1군 정착에 애를 먹었으나 이적 이후 압박감을 덜고 맹활약했다. 당시의 상황, 그리고 선수의 심리적인 압박감 등을 고려하면 LG의 당시 선택이 마냥 틀렸다고만은 할 수 없지만 어쨌든 결과가 그랬다.
윤요섭과 박용근이 김상현 박병호처럼 MVP급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하는 이들은 없다. 그러나 kt 전력을 살찌울 수 있는 즉시전력감이 된다면 kt도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두 선수로서도 살 길이 열렸다고 볼 수 있다. 서동욱(넥센) 또한 트레이드 이후 넥센의 확고한 전력으로 자리매김하며 소금과 같은 몫을 하고 있다. 두 선수가 확고하게 1군 무대에서 자리 잡으며 자신의 최고 경력을 써내려간다면 그 정도로도 성공이라고 할 만하다. LG로서도 이준형을 손에 넣었고 당장의 전력 손실이 없는 만큼 부담 자체는 덜한 트레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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