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현의 ML 통신]BAL 무관중 경기에 숨어 있는 구단의 사회적 책임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5.04.30 10: 18

[OSEN=다저스타디움(LA 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30일(이하 한국시간)메릴랜드주 볼티모어시 오리올파크에서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 있는 ‘무관중 경기’가 치러졌다. 이날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은 양팀의 선수단, 구단 관계자 그리고 평소 보다 훨씬 많은 보도진 만이 지켜봤다. 공식기록지에 나타난 관중숫자는 ‘0’이었다.
볼티모어시는 지난 28일 경찰에 연행되던 중 부상을 당해 구금 중 숨진 흑인 청년 프레디 그레이의 장례식을 계기로 대규모 폭동과 소요사태가 일어났다. 이 때문에 이날과 다음 날인 29일 볼티모어-시카고 화이트삭스전은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와 볼티모어는 29일 ‘30일 경기는 관중이 없는 가운데 치른다’고 발표했고 이날 예정대로 경기가 열려 볼티모어의 8-2 승리로 끝났다.

궁금증이 하나 생긴다. 왜 메이저리그와 볼티모어는 이날 경기를 관중이 없는 상황에서라도 치르려고 했을까. 정규시즌 입장수입은 홈구장이 전액 다 가져가는 메이저리그에서 한 경기를 관중 없이 치른다는 것은 곧 손해를 의미한다.
포보스지 집계에 의하면 지난 해 볼티모어는 관중 1인으로부터 62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올 시즌 대부분 홈 관중이 3만 명을 상회 하므로 한 경기 관중을 3만 명으로 잡았을 때 관중 없이 치른다는 것은 대략 186만 달러 정도의 매출을 포기했다는 의미다.
볼티모어는 취소 결정이 내려졌던 28일과 29일 경기를 5월 29일 더블헤더로 치르게 된다.  이 점을 보면  3경기 모두 추후 일정을 잡아 치르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불가능한 일이라고 볼 수도 없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와 볼티모어는 3연전 중 한 경기는 무관중 경기로 치르기로 했다. 당시 이 결정을 내리면서 메이저리그는 커미셔너 성명을 통해  ‘볼티모어 구단과 지역 당국자들과의 협의 끝에 무관중 경기를 치르는 것이 팬의 안전과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한)시의 자원을 재배치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볼티모어 소요사태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표하며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위대한 미국의 도시 볼티모어가 평화와 안전을 되찾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드러난 이유는 소요사태로 인해 가뜩이나 달리는 치안인력을 다중이 모이는 야구장에까지 배치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들어 있는 함의 역시 그냥 지나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바로 프로야구와 구단의 사회적 공헌이다.
관중이 없는 경기는 야구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심상하게 넘어갈 그런 일이 아니다. ‘소요로 인해 야구까지 관중 없이 치러야 한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이제 진정하고 질서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도록 하는데 충분한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나 볼티모어가 이런 점까지 생각했다는 사실은 물론 공표되지 않았다. 하지만 장사를 하는 구단의 입장에서 180만 달러가 넘는 매출을 포기하면서까지 무관중 경기를 강행한 이면에 프로야구 구단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식이 아주 없었다고 볼 수도 없을 것 같다.
다행히 볼티모어시의 소요사태는 소강국면을 맞고 있다는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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