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맨' 박세웅, '안경 우완 에이스' 계보 이을까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05.03 10: 03

kt에서 롯데로 이적한 박세웅이 '안경 쓴 우완 에이스'의 계보를 이을까.
롯데 팬들에게 '안경 쓴 우완 에이스'는 전설과도 같은 존재다. 원년부터 구단을 운영해온 롯데는 안경 쓴 우완 에이스의 활약에 힘입어 1984년과 1992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불세출의 영웅' 故 최동원과 염종석 등 안경 쓴 우완 에이스의 활약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고 최동원은 KBO 역사상 최고의 우완 투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의 통산 성적은 103승 74패 26세이브(평균자책점 2.46). 1984, 1985년에 2년 연속 20승을 거뒀고 역대 한 시즌 최다 탈삼진(223개) 신기록을 세웠고 KBO리그 사상 첫 개인 통산 1000탈삼진 시대를 열었던 주인공이다.

'무쇠팔'이라는 별명답게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혼자서만 4승을 거두며 롯데의 첫 우승을 선사했었다. 선동렬-최동원의 세기의 맞대결이 영화(퍼펙트 게임)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고 최동원은 1988년 선수협의회 창설을 주도했던 인물이었다. 당시 각 구단의 주축 선수들과 함께 선수협 결성을 논의했다. 그러나 구단들의 와해 움직임과 함께 동조를 약속했던 타팀 동료들이 주저하는 바람에 선수협회는 결성되지 못했다.
주동자로 낙인 찍힌 최동원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했다. 이미 연봉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구단과 불편한 관계에 선수협의회 사태까지 엮이면서 눈밖에 났다. 최동원은 보복성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를 떠났고 두 번 다시 고향품에 안기지 못했다.
부산고를 졸업한 뒤 1992년 롯데에 입단한 염종석은 데뷔 첫해 17승 9패 6세이브(평균 자책점 2.33)를 거두며 신인왕과 골든 글러브를 동시 석권하고 롯데의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바지했다.
염종석은 이듬해에도 10승 10패 7세이브(평균 자책점 3.41)를 거뒀지만 무리한 등판 여파로 어깨 수술을 수 차례 받으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염종석은 이후 뚜렷한 활약을 보이지 못해 2008년을 마지막으로 현역 유니폼을 벗었다. 염종석의 통산 성적은 93승 133패 14세이브(평균 자책점 3.76).
경북고를 졸업한 뒤 지난해 kt 유니폼을 입은 박세웅은 퓨처스 북부리그 다승 부문 공동 1위에 오르며 이름 석 자를 알리기 시작했다. 호리호리한 몸매에 안경까지 쓰고 마운드에 오를때면 만화 속 에이스의 이미지를 연상케 한다. 시속 140km 중반대의 빠른 공에 예리한 슬라이더를 보유하고 있으며 어린 나이에도 경기 운영 능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싸움닭 같은 투지와 당당함으로 공을 던지는 게 그의 장점.
박세웅은 올 시즌 1군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있다. 2일 현재 6차례 등판을 통해 승리없이 4패를 떠안았다. 평균 자책점은 5.79. 아직 첫 승의 기쁨을 누리지 못했지만 장차 한국 프로야구를 이끌 재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세웅은 2일 5대4 트레이드를 통해 kt에서 롯데로 이적했다. 이종운 롯데 감독은 "박세웅의 보직은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그가 맡을 역할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장차 롯데 마운드를 이끌 주역이라는 건 분명하다. 박세웅이 故 최동원, 염종석에 이어 안경 쓴 우완 에이스의 계보를 이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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