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적생 4인방, kt와 가슴 아팠던 이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5.04 05: 58

"미안하다고, 가슴 아파하셨어요". 
지난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한화와 원정경기를 앞둔 롯데의 3루 덕아웃이 분주했다. 전날 밤 5명의 선수들을 kt로 떠나보내며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된 4명의 이적생들이 합류했기 때문이었다. 이성민(25) 박세웅(20) 조현우(21) 안중열(20)은 정오쯤 롯데 점퍼를 입고 모습을 드러냈다. 맏형 이성민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의 어린 선수들은 아직 어안이 벙벙한 모습이었다. 
지난해 11월 특별지명을 통해 NC에서 kt로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이성민은 한 번의 이적 경험이 있어서인지 상황을 담담하게 받아들였지만 kt 창단 때부터 함께 해온 나머지 3명의 어린 선수들은 경직돼 있었다. 표정부터 잔뜩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전날 밤 갑작스런 트레이드 소식에 급하게 짐을 싸고 이동하느라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 몸도 마음도 무거웠다. 

이적생 4인방은 이날 아침 일찍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조범현 kt 감독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박세웅은 "감독님이 미안하다고 가슴 아파하셨다. 많은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감독님 말씀에 마음이 울컥했다"고 말했다. 애지중지 키워온 선수들을 떠나보낸 조범현 감독의 마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이어 김진훈 kt 단장이 직접 자신의 승용차에 4명의 이적생들을 태워 수원에서 롯데 1군 선수단이 있는 대전까지 운전해서 바래다주며 마지막 배웅까지 해줬다. 맏형 이성민이 조수석에 앉아 김 단장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대전으로 달릴 때 뒷자리에 앉은 3명의 어린 선수들은 간밤의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꾸벅꾸벅 졸았다. 
이성민은 "단장님께서 직접 차를 태워다주셔서 수원에서 대전으로 바로 왔다. 단장님이 옆에서 운전하시는데 어떻게 잠 잘 수 있겠나. 그런데 뒤에 3명은 잘 자고 있더라. 단장님과 이야기하며 왔는데 미안해하며 울먹이셨다"고 말했다. 대전에 도착하고 잠에서 깨어난 뒤에야 그들은 진짜로 트레이드로 롯데 선수가 됐다는 것을 실감했다. 너무 갑작스런 이별에 조현우는 눈물을 보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떼 묻지 않은 어린 선수들에게 갑자기 찾아온 첫 트레이드는 아픔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프로의 생리라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NC에서 kt로 떠날 때 눈물을 훔쳤던 이성민도 이번 트레이드에는 웃으며 받아들였다. 그는 "난 이미 한 번 겪어봐서 적응이 많이 됐다. 이전 팀들에서도 기회는 계속 있었다. 내가 어떻게 살리느냐가 문제다. 롯데는 팬들께서 많은 관심을 갖고 응원해주신다. 잘해서 관심을 받도록 하겠다. 이제 사직구장에서 '마!' 소리를 듣지 않을 수 있게 돼 좋다"고 말했다. 
박세웅도 "kt 선배님들께서 '롯데에 가서도 기죽지 말라'고 하셨다. 코치님들도 '선수 시절 롯데는 꼭 한 번 뛰어보고 싶은 팀이었다. 좋은 기회이니 잘하라'고 말씀하셨다. 어느 자리든 상황에 맞게 잘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부산고 출신 안중열도 "실감이 안 나지만 고향팀에서 잘해보겠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kt와 가슴 아픈 이별은 이제 뒤로 한다. 롯데맨으로 다시 새롭게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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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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