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임창민의 '수호신' 변신, 오승환 나비효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5.22 06: 02

NC 우완 임창민(30)이 기막힌 반전 투구를 펼치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지독한 몸살 탓에 중도 귀국하며 시즌 개막이 늦었지만 1군 복귀와 함께 마무리를 맡아 '수호신'으로 떠올랐다. 재미있는 것은 2군에서 우연히 본 오승환(한신)의 사진이 임창민에게는 반전의 유레카가 됐다는 것이다. 
임창민은 지난 20~21일 마산 kt전에서 연이틀 세이브를 따냈다. 특히 21일 경기에서는 3-2로 리드한 8회 1사 만루 위기를 실점 없이 막아내며 1⅔이닝 2탈삼진 무실점 '터프세이브'로 승리를 지켰다. 올해 16경기 1승8세이브 평균자책점 1.56 특급 피칭이다. 
▲ 우연히 본 오승환 열애설 사진

임창민은 지난 2월 중순 2차 스프링캠프로 가지 못하고 귀국했다. 감기 몸살이 심했고,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한국으로 돌아갔다. 다시 몸을 만드는 과정을 거치는 바람에 시즌 초반에는 2군에 있었다. 그는 "2군에서는 시간이 많이 남고,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왜 투구가 제대로 안 될까 하루 종일 고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쯤 우연찮게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 수호신 오승환과 소녀시대 유리의 열애설 기사를 봤다. 
임창민의 눈을 사로잡은 건 스포츠스타와 아이돌의 열애가 아니었다. 열애설 기사 사진의 오승환 투구 동작을 보고 무릎을 탁 쳤다. 그는 "오승환-유리 열애설이 터지고 기사를 보는데 오승환의 투구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공을 던질 때 허리는 고정돼 있고, 상체는 최대한 늦게 나가더라. 내가 원한 폼이 완벽하게 되어있었다. 보는 순간 '그래, 바로 이거다' 싶었다"고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바로 다음날 2군 경기에 나선 그는 좋은 투구를 했고, 1군으로부터 콜업을 받았다. 임창민은 "그때부터 볼 스피드도 괜찮고, 공이 잘 들어가더라. 오승환의 사진을 우연찮게 본 것이 도움이 됐다"고 웃었다. 우스갯소리 같은 이야기이지만 왜 야구가 안 될까 고민에 빠져있던 임창민에게 오승환-유리 열애설에 나온 사진은 우연찮은 깨달음으로 왔다. 전혀 생각 못한 '오승환 나비효과'였다. 
▲ 마무리는 내 보직이 아니다
1군에 올라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존 마무리 김진성이 종아리 부상을 당했다. 김경문 감독은 구위와 제구를 두루 갖춘 임창민에게 마무리 중책을 맡겼다. 이후 8개의 세이브를 올리며 블론을 하나밖에 저지르지 않았다. 스스로는 "난 남들이 기대하지 않은 선수이기에 편하게 던질 수 있다"며 "중간을 할 때나 마무리를 하는 지금이나 심적으로는 부담이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오히려 마무리가 중간보다 편하다는 게 임창민의 생각이다. "진짜 고생하는 건 중간 투수들이라는 걸 느끼고 있다. 마무리는 어느 정도 상황이 정리되고, 흐름이 넘어간 상황에서 나올 때가 많다. 중간은 언제 나갈지 모르기 때문에 준비하는 시간도 길다. 물로 마무리가 무너지면 팀에 2~3배 데미지가 있지만 고생하는 건 중간 투수들이다"는 것이 임창민의 솔직한 말이다. 
하지만 김진성이 돌아오면 다시 중간으로 돌아갈 준비도 되어있다. 그는 "팀 입장에서 볼 때 내가 중간으로 가는 것이 맞다. 난 몸도 빨리 풀리고, 쓰임새가 많다. 중간은 내가 해왔던 보직이고, 어느 순간에 나가도 그 상황에 맞춰 던질 수 있다"며 "지금 심적으로 부담이 안 되는 것도 난 마무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보직은 신경 쓰지 않고 공을 던지는 것에 만족하겠다"고 말했다. 어느 위치에서든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할 준비가 되어있는 임창민, 그가 있어 NC 불펜은 정말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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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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