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지독한 부상악령, 돌파구는 있을까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5.22 06: 14

시즌 전부터 시작된 부상악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직 정규시즌은 101경기나 남았는데, 포수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에서 부상으로 인한 적색경보가 울린다. LG 트윈스가 연이은 부상으로 신음 중이다.
LG는 지난 21일 목동 넥센전에서 두 명의 주축 내야수가 부상으로 경기 전체를 소화하지 못했다. 리드오프와 1루를 맡고 있는 정성훈이 2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1루 베이스를 밟다가 오른쪽 발목을 다쳐 5회말 수비에 앞서 교체됐다. 2번 타순과 3루를 책임지고 있는 손주인은 7회초 상대투수 조상우의 153km 강속구에 왼쪽 손등을 맞아 곧바로 교체됐다.
정성훈은 선수보호를 위한 교체였으나, 손주인은 검사결과 손등 골절, 복귀까지 6주가 걸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써 LG는 한 달이 넘게 손주인을 대신할 내야수와 2번 타자를 찾아야만 한다. 5월 들어 손주인은 타율 3할3푼3리 맹타를 휘둘렀고, 동시에 무주공산이었던 핫코너까지 책임졌다. 손주인이 없었다면 LG의 5월은 더 끔찍했을 것이다.

LG의 부상악령은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됐다. 2014시즌을 마치자마자 토종 원투펀치 류제국과 우규민이 나란히 수술대에 올랐다. 그리고 스프링캠프에선 외국인타자 한나한이 종아리 통증으로 팀 훈련에서 제외됐다. 우규민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스프링캠프에 합류, 정상적으로 시즌 개막을 맞이하는 듯했다. 그러나 개막을 눈앞에 두고 수술부위에 다시 통증을 느껴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러면서 LG는 주축선수 3명이 없는 상태로 2015시즌에 들어갔다. 그런데 시즌 개막 후에도 부상악령은 여전했다. 이병규(7번)가 개막전 당일 목에 담이 오면서 개막 2연전을 소화하지 못했다. 4월 1일에는 박용택이 독감으로 엔트리서 말소됐다. 이병규(9번)와 이진영도 100%가 아닌 다리로 겨우 실전에 나섰다. 부상악령은 1군뿐이 아니었다. 황목치승이 손목을 다쳤고, 김재율은 베이스를 밟다가 발을 다쳤다. 가뜩이나 한나한이 없어 내야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신인 박지규와 2년차 양석환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부상악령은 5월에도 마찬가지였다. 옆구리 통증을 느껴오던 정의윤이 엔트리서 제외됐다. 한나한이 지난 7일 잠실 두산전부터 출장하고 있으나, 아직 100% 상태가 아니라 1루수 혹은 지명타자로만 뛰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타격감을 회복한 이병규(9번)가 지난 20일 경기에서 외야수비 도중 허벅지 통증으로 교체, 재활까지 최대 6주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문제는 앞으로다. 당장 LG는 22일 사직 롯데전부터 내야진을 재편해야 한다. 3루수부터 정할 필요가 있다. 
베스트 시나리오는 한나한이 3루를 맡는 것. 하지만 여전히 한나한의 3루 투입 시기는 불투명하다. 양상문 감독은 지난 21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된 황목치승에 대해 “치승이가 손목부상에서 완전히 나았다. 치승이는 2루와 유격수는 물론, 3루까지도 소화할 수 있다. 내야 전포지션이 다 가능하다”고 했다. 당분간은 양석환이나 황목치승이 3루수로 선발 출장할 것으로 보인다.
2루도 불안하다. 2루수 박지규가 타격 슬럼프를 겪고 있으나, 대체할 선수가 마땅치 않다. 양 감독은 “지규를 하루 이틀 쉬게 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수비에서 지규를 대신할 2루수가 많지 않다”며 고민했다. 내야수비를 생각하면, 박지규가 타석에서 슬럼프를 이겨내야 한다. 
부상이 멈추지 않으면서 박용택 이진영 정성훈도 여유 없이 매 경기에 나서고 있다. 외야자원도 부족해 박용택과 이진영이 마음 놓고 지명타자로 뛰기 힘들다. 모든 야수들이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나마 마운드가 희망이다. 류제국과 우규민이 완벽하게 돌아왔고 루카스도 KBO리그에 적응하고 있다. 정찬헌 이동현 봉중근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도 지난해처럼 막강하다. 마운드가 100%에 가까운 상태인 만큼, 지키는 야구가 가능하다.
실제로 LG는 올 시즌 선발투수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12경기에서 9승을 따냈다. 5회까지 앞선 경기서 8승 3패로 승률 72.7%, 7회까지 앞선 경기서 승률 9승 2패로 승률 81.8%를 기록하고 있다. 최저 실점 경기만 할 수 있다면, 부상악령 속에서도 반등할 수 있다. LG는 롯데와 주말 3연전에서 루카스-류제국-소사의 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한다. 세 투수 모두 퀄리티스타트급의 투구를 한다면, 위닝시리즈를 노릴 만 하다.
클린업도 한나한의 합류와 함께 두꺼워졌다. 박용택과 이병규(7번)는 지금의 홈런페이스를 유지한다면 각각 25홈런 이상도 가능하다. 한나한은 5번 타순에서 타율 3할1푼6리, OPS .909로 활약 중이다. 이진영도 상승곡선을 타려고 한다. 클린업 앞에 꾸준히 찬스만 만들어진다면, 충분히 점수를 뽑을 수 있다.
지난 21일 넥센전 승리투수가 된 정찬헌은 “우리 선수들 모두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선수들 모두 전반기까지 5할을 맞춘다면 충분히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타선도 살아났기 때문에 투수들이 잘 지키면 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조상우는 21일 경기 후 손주인에게 사과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의는 아니었으나 결과적으로 손주인이 부상을 당한 만큼, 미안한 마음을 직접 전했다고 한다.
drjose7@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