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의 별 사비, 캄프 노우서 펼쳐진 아쉬운 고별전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5.24 03: 20

사비 에르난데스(35)가 FC 바르셀로나와의 고별전을 아쉽게 마감했다.
바르셀로나는 24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노우서 열린 2014-2015시즌 프리메라리가 최종전서 리오넬 메시가 2골을 터뜨렸지만 데포르티보와 2-2로 비겼다. 일찌감치 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바르셀로나는 최종전이자 사비의 고별전서 승부를 가리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사비와 작별을 앞둔 캄프 노우는 뜨거웠다. 동료들은 가슴에 '6RACIESXAVI'(사비 등번호 6번+스페인어 감사하다 'GRACIES'를 합친 말)라는 문구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었다. 홈 팬들은 모자이크를 통해 사비의 대형 사진을 내걸었고, 준비한 카드 섹션을 통해 사비의 뒤안길을 씁쓸하지 않게 했다. 사비는 경기 후 리그 우승컵을 번쩍 들어올리며 힘껏 포효했다. 동료들과 얼싸안으며 마지막 리그 우승 세리머니를 즐겼다.

사비는 이날 팀의 미래로 불리는 세르히오 로베르토, 하피냐 알칸타라와 중원을 구축했다. 패스마스터의 모습은 여전했다. 주장 완장을 차고 나와 바르셀로나의 중심을 단단히 잡았다. 전반 막판에는 회심의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수비수에 맞고 굴절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사비는 후반 40분 영혼의 짝인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교체 아웃되며 고별전을 마감했다. 눈시울을 붉히며 보는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큰 울림을 안겼다.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인 사비는 지난 17년간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티키타카 군단의 허리를 든든하게 지켰다. 늘 푸른 소나무였다. 레전드들이 팀을 떠나고 은퇴를 해도, 사비는 한결 같이 캄프 노우를 지켰다. 에이스가 바뀌어도, 역할이 줄어들어도 주어진 임무를 묵묵히 소화했다. 그가 수집한 주요 우승컵만도 23개(프리메라리가 8회, 챔피언스리그 3회, 코파 델 레이 2회 등)에 달한다.
'전설' 사비가 1군 무대에 첫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1998년. 사비는 당시 펩 과르디올라(44) 바이에른 뮌헨 감독의 후계자로 낙점 받았다. 데뷔 시즌 26경기에 출전하며 프리메라리가 우승에 일조했다. 1999-2000시즌 과르디올라의 부상 이후 핵심 플레이메이커로 떠올랐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바르셀로나 지휘봉을 잡았을 때도 사비는 주축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바르사 사령탑에 오른 루이스 엔리케(45) 감독과도 2003-2004시즌까지 그라운드서 함께 호흡했다.
'외계인' 호나우지뉴와의 인연도 빼놓을 수 없다. 사비는 2003년부터 2008년까지 그와 호흡을 맞추며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영혼의 짝으로 불리는 이니에스타와도 이 때부터 발을 맞췄다. 메시도 마찬가지였다. 바르셀로나는 2005-2006시즌 호나우지뉴와 메시, 사비와 이니에스타를 앞세워 프리메라리가와 챔프언스리그서 더블을 달성, 르네상스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사비가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트레블(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던 2008-2009시즌이다. 전성기를 보내던 메시, 이니에스타와 함께 꿈에 그리던 3관왕(리그, 챔피언스리그 코파 델 레이 우승)을 차지했다. 영광은 계속 됐다. 2010-2011시즌 다시 한 번 더블(리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른 뒤 2012-2013시즌 팀의 22번째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에도 로테이션 멤버로 뛰며 바르셀로나에 23번째 리그 우승컵을 안겼다.
사비의 바르셀로나에서의 도전은 아직 끝이 아니다. 오는 31일 아틀레틱 빌바오와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결승전과 내달 7일 유벤투스(이탈리아)와의 대망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전무후무한 본인과 팀의 두 번째 트레블 달성에 도전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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