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까지 스윙' 한화에 일상이 된 '야밤의 특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5.27 05: 50

어김없었다. 홈경기를 마쳐도 '특타' 명단에 포함된 한화 타자들은 관중석이 텅 빈 경기장에 남아 배트를 휘둘렀다. 김성근 감독은 밤을 잊은 듯 특타를 진두지휘했다. 
한화는 지난 26일 대전 KIA전에서 3-10 무기력한 완패를 당했다. 경기를 마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훈련스태프들이 배팅케이지를 비롯해 타격 훈련을 위한 장비를 하나둘씩 세팅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움직임은 익숙한 듯 일사불란했다. 잠시 후 김성근 감독을 비롯해 특타 멤버들이 등장했다. 
우리나이 불혹의 노장 권용관을 비롯해 이성열 황선일 송주호 강경학이 특타 멤버들이었다. 이성열·권용관·송주호가 배팅케이지에서 타격을 하고, 황선일과 강경학은 토스배팅을 소화했다. 정근우는 특타는 안 했지만 외야에서 좌우를 분주하게 뛰어가며 타자들이 치는 공을 잡느라 정신없었다. 

이날 선수들의 특타 훈련을 도운 스태프들이 훈련 장비를 정리하고 샤워하고 경기장을 떠날 때가 자정에서 약 30분쯤 지난 시점이었다. 경기가 밤 9시49분에 끝났으니 최소 두 시간 넘게 야밤의 특타를 소화한 것이다. 모선수는 "이전의 훈련량에 비해 5배 이상 많아졌다"고 혀를 내두른다. 
김성근 감독은 홈경기에 질 때마다 그날 타격이 안 좋았던 선수들을 남겨 직접 특타를 지휘한다. 처음에는 주말 낮경기 종료 이후 시작됐지만 이달 중순부터는 평일 야간경기도 예외를 두지 않고 밤까지 나머지 훈련을 한다. 김 감독은 "그대로 있으면 미래가 없다. 훈련량이 부족하면 밤늦게까지 하고, 아침 일찍 나와서 더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경기를 치른 선수들이 경기 후에도 2시간을 더 훈련하는 것은 체력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된다.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이란 점에서 위험 부담도 크다. 하지만 잘못된 부분이나 미흡한 것은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는 김성근 감독 성향을 볼 때 타협은 없다. 이는 과거부터 김성근 감독 고유의 스타일이다. 
특타는 반복훈련을 통해 기술적 보완의 효과도 있지만, 심리적인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훈련한 것이 아까워서라도 치고 싶고, 반대로 특타를 하기 싫어서라도 잘 쳐야만 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것이다. 실제 강경학은 지난 17일 대전 넥센전 연장 10회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 후 "경기 끝난 뒤 특타를 안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했다"고 솔직 고백하기도 했다. 
이젠 당연한 일상의 되어버린 한화 야밤의 특타. 특타 멤버들이 자정까지 배트를 휘두른 보람을 느낄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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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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