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女전사-女스파이에 맞서는 한국 女배우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5.05.28 17: 42

할리우드의 강한 두 여성 캐릭터가 박스오피스 1~2위를 점령한 가운데, 국내 여배우들의 반격이 시작된다.
'매드맥스'의 퓨리오사, '스파이'의 수잔이 영화의 인기를 견인하며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 영화서는 전도연과 임수정이 자존심을 걸고 승부수를 던졌다.
전도연은 지난 27일 개봉한 '무뢰한'에서 감탄이 절로 나오는 연기를 했다고 극찬받는 중. 다소 어둡고 무거운 영화의 분위기 속에서 막강한 존재감을 발휘해 극의 감정선을 끌고 가는 역할을 한다.

남자들의 이야기 속에서 여성 캐릭터가 존재감을 발휘하기 쉽지 않으나, 전도연은 남성들에게 늘 이용당하면서도 가장 강인한, 아이러니한 캐릭터를 잘 그려냈다. 희미한 미소, 지친 표정 등이 단순한 '살인자의 여자'가 아닌, 보다 입체적이고 살아있는 인물을 완성시켰다는 평.
해외 매체의 극찬도 이어졌다. 버라이어티의 아시아 수석 편집자인 매기 리는 “전도연의 혜경은 세월이 그녀에게 친절하지만은 않았음을 알게 하는 얼굴을 보여준다. 나른한 듯한 걸음걸이는 취하지 않고 맨 정신으로 있는 것, 그리고 아침에 침대에서 나오는 것. 이 두 가지가 그에게 시지푸스의 바위 같은 견딜 수 없는 일상이라는 걸 암시한다. 그럼에도 그가 소소하게 즐겁거나 혹은 열정을 느낄 때, 혜경의 뼛속 깊이 새겨진 관능에 다시 불이 붙는다. 재곤과 함께 외상값을 받는 씬에서 전도연은 그녀만의 대가다운 표정과, 목소리와 바디 랭귀지로 저항할 수 없을 만큼 매혹적이면서도 잔혹한 포식자 같은 모습을 동시에 선보인다"고 감탄했다.
할리우드 리포터 역시 “필름 느와르의 스타일리시한 코드들을 충실히 담고 있는 '무뢰한'은 그러나 보통의 느와르들과 달리, 팜므 파탈 혹은 여주인공-언제나 믿음직한 전도연이 연기한-이 남자주인공보다도 더 깊은, 굉장히 다양한 여러 층의 결을 가지고 있는 영화다"라고 평했다.
임수정은 오는 6월4일 개봉하는 '은밀한 유혹'에서 새로운 신데렐라 연기를 펼친다. 모든 것이 절박한 여자지만, 천문학적 재산을 소유한 마카오 카지노 그룹의 회장을 유혹하기 위해 절제된 '끼를 부리는' 연기다.
왈츠를 추는 등 우아한 섹시함이 포인트. 그런데 회장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고 흔들리게 되는 등 복잡한 내면 연기를 필요로 하는 역이다. 후반부 스릴러로 장르가 전환돼 임수정의 매우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그는 "이번 영화를 하면서 연기적인 접근을 내가 대본을 보고 미리 준비하고 생각했던 연기와 현장에 갔을 때 지연이 항상 처음 겪는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의 감정이 다르더라"면서 "준비한 게 있어도 현장에서 말끔히, 깨끗하게 지워버리고 마치 지연이 모든 상황을 겪는 것처럼 그렇게 첫 느낌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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