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의 고백 "내가 원하는 야구 안 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5.29 10: 00

"다행히 오늘은 땅볼 아웃이 하나도 없었다". 
한화 정근우(33)가 오랜만에 웃었다. 지난 28일 대전 KIA전에서 9년 만에 중견수로 선발출장했다 1이닝만 소화하고 2루수로 복귀한 그는 타격에서 3타수 2안타 1볼넷 1도루로 맹타를 휘둘렀다. 4경기 연속 무안타 침묵을 깨고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 무엇보다 땅볼 타구가 하나도 없었다는 게 고무적이다. 
스프링캠프에서 턱 부상을 당하며 개막 3주 뒤에야 시즌을 시작한 정근우는 타격 부진으로 속을 앓고 있다. 시즌 31경기에서 110타수 25안타 타율 2할2푼7리 2홈런 14타점은 정근우의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다. 특히 지난해까지 연평균 7.5개였던 병살타가 올해는 벌써 8개나 될 정도로 땅볼 타구가 많다. 

28일 KIA전은 안타 2개가 모두 라인드라이브였고, 아웃된 것도 뜬공 타구였다. 스스로도 "다행히 오늘은 땅볼 아웃이 하나도 없다"고 말할 정도로 '땅볼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그는 "(3회) 첫 안타가 센터 앞 라인드라이브라서 놀랐다. 오랜만에 그런 타구가 나와서 그런지 기분이 좋더라"고 모처럼 웃었다. 
정근우는 "특타를 많이 하고 있지만 심리적으로도 그렇고, 기술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 감독님과 팬들 그리고 내가 원하는 야구가 안 되고 있다. 나 스스로 이해가 되지 않고 납득도 안 된다"며 "잘 안 되다 보니 답답하고, 스트레스를 받았다. 안타가 몇 개 나와도 원하는 느낌이 없었다"고 말했다. 
땅볼 타구가 많은 이유는 스윙 궤도에서 찾고 있다. 그는 "나 스스로도 문제를 느끼는 것이 스윙 궤도다. 땅볼 아웃이 늘었다는 건 원래의 스윙 궤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감독님도 스윙 궤도를 지적한다. 문제를 알고 있고, 조금씩 내 것을 찾는 과정이다. 오늘(28일) 계기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타격이 뜻대로 되지 않는 정근우이지만 27~28일 KIA전은 중견수로도 나서며 팀을 위해 희생하고 있다. 28일 경기에는 1회 타구 판단 미스로 김원섭에게 '중견수 앞 2루타'를 만들어줬고, 2회부터는 결국 2루수로 복귀했다. "타구가 어디에 떨어질지 위치 잡는 게 힘들더라. 외야수로 감각이 떨어져 있어서 애매했다. 연습은 해도 경기는 달랐다"는 게 정근우의 말. 
하지만 언제든 다시 중견수로 나갈 각오는 되어 있다. 외야수들의 줄부상으로 한화의 외야가 헐겁기 때문이다. 정근우는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가는 것이 첫 번째다. 주 포지션은 2루이지만 팀 사정상 감독님이 필요로 k는 부분은 어디에서든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말로 희생정신을 강조했다. 땅볼을 뒤로 하고 조금씩 뜨기 시작한 타구가 그의 반등을 기대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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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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