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오마말’, 여진구 없었으면 정말 큰일날 뻔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05.30 07: 00

배우 여진구가 도무지 알 수 없는 전개를 보이는 '오렌지 마말레이드'의 중심을 잡고 있다. 여진구는 풍부한 감정 연기로 극의 빈틈을 메우고 있지만 쉽지는 않아 보인다.
지난 29일 방송된 KBS 2TV 금요드라마 ‘오렌지 마말레이드’에서는 마리(설현 분)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재민(여진구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재민은 엄마 민하(이일화 분)가 뱀파이어 윤재(송종호 분)와 재혼하자 좋아하는 기타를 손에서 놓을 정도로 뱀파이어를 혐오하는 인물.
그런 그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고백하는 마리에게는 "아니라고 하면 안되냐. 네 말만 믿을 거다"라고 눈물을 흘렸고 "좋아해서 미안하다"고 말하는 마리가 바다에 빠지려 하자 대신 바다에 빠져 기억을 잃었다. 미안함에 그를 피해다니던 마리는 재민이 기억을 잃자 오히려 따라다니는 모습. 이후에는 배경이 조선 시대로 옮겨졌다.

'오렌지 마말레이드'는 4회까지 현재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냈는데, 뱀파이어 시후(이종현 분)가 자살하고, 마리가 세상에서 숨고, 재민이 기억을 잃는 것으로 어두운 분위기를 보였다. 5회부터는 뱀파이어와 인간이 평화협정을 맺은 300년 전의 이야기가 그려질 예정이다. 하지만 반응은 좋지 않다.
고등학생 재민과 마리를 중심으로 뱀파이어와 인간의 종족을 뛰어넘은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는 '오렌지 마말레이드'는 공감대를 불러모으지 못한 각종 설정 위에서 펼쳐지는 각 인물의 이야기와 빠르게 바뀌는 감정선이 시청자를 흡인력 있게 끌어당기지 못하고 있다. 시청자의 이해도가 낮은 가운데 펼쳐지는 다양한 줄기의 이야기는 몰입할 여지를 주지 않는 것.
뱀파이어와 인간이 평화협정을 맺고 공존한다는 배경이 기본 설정으로 깔려있지만 뱀파이어를 차별하는 인간, 그런 인간을 증오하는 뱀파이어의 이야기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한 가운데 매번 극성이 센 감정선을 보여주는 배우들의 연기는 한낱 볼거리로 휘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라는 것을 감안해도 너무나 '오글거리는' 문어체 대사는 배우들의 열연으로도 커버되지 않는 이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여진구는 첫사랑에 혼란스러워하고, 엄마에 대한 원망에 마음을 잡지 못하는 사춘기 소년의 눈물을 뚝뚝 흘리며 고군분투하는데, 이는 시청자와 유대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매끄럽지 않은 연출까지 더해지며 한 편의 드라마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않고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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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마말레이드’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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