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 전쟁' 넥센-롯데, 팀 홈런 1위 공방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5.30 06: 41

야구의 꽃이 홈런이라면 팬들에게 가장 꽃을 많이 선물하는 것도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 경기 승패, 상대 마운드에 대한 압박감은 물론이고 관중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도 홈런은 필요한 요소다. 이 부문에서는 올해도 넥센의 기세가 대단한 가운데 롯데가 도전장을 내미는 추세다.
유례없는 타고투저 현상을 경험했던 지난해 KBO 리그는 총 576경기에서 1162개의 홈런이 나왔다. 경기당 2.02개 정도였다. 올해는 타고투저 양상은 조금 식고 있다. kt의 가세도 있겠지만 29일 현재 지난해 리그 평균 타율(.289)보다 크게 떨어진 2할7푼1리의 리그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홈런의 개수는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이 흥미롭다. 29일까지 총 243경기에서 492개의 홈런이 나와 경기당 홈런 개수는 2.02개로 지난해보다 살짝 높은 수준이다.
kt가 50경기에서 19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리그 평균을 깎아먹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역시 이런 홈런쇼는 두 팀이 주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바로 롯데와 넥센이다. 롯데는 50경기에서 총 77개의 홈런을 쳐 팀 홈런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넥센은 75개로 롯데를 추격 중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넥센의 아성에 롯데가 도전하는 모양새가 갖춰졌다. 객관적인 전력과 현재 기세상 두 팀의 대결은 치열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넥센은 2013년 125개의 홈런으로 팀 홈런 1위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무려 199개의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한 팀이다. 2위 삼성(161개)까지의 차이가 적지 않았고 최하위 LG(90개)와의 차이는 두 배 이상이었다. 올해도 잘 나가고 있다. 지난해 40홈런을 친 강정호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팀 홈런 선두권이다. 박병호가 14개, 유한준이 13개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비롯, 윤석민 김하성(이상 8개) 이택근(7개) 등이 팀 페이스를 이끌어가고 있다.
넥센이 예견된 강자라면 롯데는 예상치 못한 강자다. 롯데는 펜스가 높은 사직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해 홈런에서는 어느 정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팀이다. 실제 롯데는 2013년 61개의 팀 홈런으로 리그 평균(89개)에 비해 떨어졌고 지난해에도 121개의 홈런으로 리그 5위에 머물렀다. 그런데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경기장을 가리지 않고 홈런포로 상대 마운드를 폭격하고 있다.
강민호가 15개, 최준석이 12개로 팀 홈런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통산 헌 시즌 최다 홈런이 18개(2009년)인 황재균이 벌써 11개의 대포를 신고하며 홈런포에 불이 붙었다. 그 외 손아섭 아두치(이상 7개) 정훈 오승택(이상 6개) 등 상대적으로 고른 홈런 분포도를 보이고 있다. 홈런왕 출신인 장종훈 타격코치의 부임 이후 홈런 치는 법을 알아가는 모습이다. 여전히 불리한 위치에 있기는 하지만 현재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화끈한 장타의 팀이라는 한 때 이미지를 되찾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최형우 나바로 이승엽 등 홈런타자가 즐비한 삼성은 66개로 리그 3위, 중심타선의 장타력이 좋은 NC는 54개로 4위를 달리고 있다. 롯데, 넥센과 더불어 이 네 팀이 경기당 1개 이상의 홈런을 치고 있는 팀들이다. 반대로 kt는 19개, KIA는 37개, SK는 39개로 홈런에서는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앞으로 바뀌어나갈지도 흥미로운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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