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스카우트, “PIT 확신, 강정호 도박 적중”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23 05: 45

“많은 팀들이 강정호에 대한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었지만 피츠버그는 가장 확신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들의 도박은 성공적이라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발을 내딛은 강정호(28, 피츠버그)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아시아 출신 내야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수 없다”라는 편견을 서서히 깨뜨리는 중이다. 그렇다면 이에 대해 MLB 스카우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강정호의 기본적인 기량은 의심하지 않는 가운데 피츠버그의 과감한 베팅이 영입전에서 빛났다는 의견이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한국 프로선수 중 아마추어 선수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아메리칸리그 소속의 한 스카우트는 강정호에 대해 “많은 팀들이 적잖은 관심을 가졌던 선수다. 실제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에도 복수의 팀들이 입찰한 것으로 안다”라고 귀띔했다. 이 스카우트는 강정호 포스팅에는 피츠버그와 동일 지구 내 팀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스카우트는 팀 이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미 언론들은 세인트루이스가 강정호에 관심이 있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피츠버그의 포스팅 금액(500만2005달러)는 스카우트들의 기본적인 예상을 뛰어넘는 액수였다고 털어놨다. 분명 좋은 선수이기는 하지만 그 정도 액수까지 높아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스카우트는 “우리는 선수의 기량에 대한 정보는 물론 인성 및 평판, 그리고 잠재력 등 여러 가지 측면을 미 현지의 스카우트 총책에 보고한다. 우리가 금액(포스팅 및 연봉)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피츠버그가 강정호에 대한 가장 큰 확신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스카우트와 동석한 다른 관계자는 강정호의 몸값에 대한 객관적인 기대치에 대한 질문에 “포스팅 금액이 있어 다른 선수들과 정확히 비교는 어렵다. 국제 스카우트 시장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라면서도 “당초 피츠버그가 생각한 강정호의 역할 정도를 생각하면 될 것이다. 내야 유틸리티 자원은 MLB에서도 적은 몸값으로 영입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강정호는 주전으로도 뛸 수 있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적어도 기대치만큼의 활약은 충분히 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피츠버그의 사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의 일이 아니다”라고 한 발 물러섰지만 강정호의 가치가 앞으로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강정호가 MLB 무대에 완벽히 적응하면 더 좋은 활약이 가능할 것이라는 점, 그리고 간판스타 중 하나인 2루수 닐 워커의 향후 거취가 불투명하다는 점은 고려할 수 있다. 만약 워커가 팀을 떠난다면, 피츠버그는 왼쪽부터 강정호-조디 머서-조시 해리슨의 라인업을 짤 수 있다. 이미 올 시즌 여러 차례 시도된 라인업이다.
그렇다면 강정호의 좋은 활약이 KBO 리그의 야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이 스카우트는 “분명히 그런 점은 있을 것이다. MLB에서 아시아 시장은 아직 완전히 개척되지 않은 곳이다. 우리는 항상 우리의 일을 했고 앞으로도 하겠지만 이를 미국에서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차이는 생길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전망하면서 “많은 팀들이 한국 선수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여러 조건이 맞아 떨어진다면 좋은 계약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투수 중에서는 김광현(SK) 양현종(KIA)이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으며 야수 중에서는 박병호(넥센)가 가장 많은 스카우트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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