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같은…' 이혜린 작가, 신작 '로맨스 푸어' 출간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5.06.30 10: 34

사람들은 쉽게 말한다. 사랑과 결혼은 다르다고. 그래서 20대의 연애와 30대의 연애는 달라야 한다고. 또 성숙이라는 미명 하에 세상과의 타협을 강요하기도 한다. 20대엔 세상에 날을 세워도 되지만, 30대엔 불의에 눈 감거나, 혹은 더 나아가 불의를 저질러야 그나마 먹고 살 수 있다고 겁을 준다.
소설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의 이혜린 작가가 신작 '로맨스 푸어'로 돌아왔다.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가 20대의 이야기를 풀어냈다면, 30일 출간된 '로맨스 푸어'는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한 서울 홍대 입구를 배경으로 사랑과 일, 결혼, 가치관 모두 흔들리는 30대들의 고민을 담아냈다.
'로맨스 푸어'의 주인공 유다영은 세상의 지침에 충실히 따라온, 그래서 그 누구보다 먼저 철 들었다고 믿었던 은행원이다. 남들 앞에서는 '아무것도 몰라요'라는 눈웃음을 살살 지으며 머릿속으로는 끊임없이 계산기를 두들겨대는 평범한 30대 여성이다.

배경은 매우 가까운 미래의 서울. 전염병이 돈다는데, 정부는 정확한 정보를 은폐하기 바쁘고, 전문가들은 비타민을 많이 섭취하라는 쉬운 말만 되풀이한다. 비타민 주사의 가격은 폭등하고, 진짜 백신은 상류층에만 유통된다는 음모론이 힘을 얻는다.
어느 날 바이러스가 더욱 거세지고, 사람들은 우왕좌왕 차례로 목숨을 잃는다. 이들을 더욱 화나게 하는 건 바이러스가 '없는 동네' 강북만을 휩쓸었다는 것. 최고급 아파트 유토피아팰리스에 입성해야만 이 무시무시한 바이러스로부터 완벽하게 보호받을 수 있다.
유다영 앞에 나타난 두 가지 갈림길이 놓인다. 백신을 놓아줄 수 있는 '강남 남자' 이성욱과, 좀비와 함께 맞서 싸운 추억을 공유한 '강북 남자' 우현. 어디서 누구와 함께 할 것인지, 누구나 곧바로 정답이 나올 법도 하지만, 막상 닥치면 선택이 쉽지 않다.
이혜린 작가는 "30대가 되면, 자신의 가치관과 완전히 배치되는 선택을 해야 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 같다. 또 그 과정에서, 자신이 알고 있던 자아와는 완전히 다른 실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혼란스러운 20대를 지나면 안정기에 접어들 줄 알았으나, 오히려 더 복잡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 30대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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