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HR 페이스’ 피더슨, 신인왕 예약하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7.01 05: 59

타율은 전체적으로 떨어지지만 한 번 맞은 공은 시원하게 뻗고 있다. 벌써 20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겨 보냈다. 올 시즌 내셔널리그의 가장 유력한 신인왕 후보인 작 피더슨(23, LA 다저스)의 이야기다. 이대로라면 42홈런 페이스인데, 만약 그 수치를 달성한다면 역사에 남을 만한 루키 시즌을 보낼 수도 있다.
피더슨은 6월 30일(이하 한국시간)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와의 경기에서 시즌 20번째 홈런을 쳐내며 홈런왕 레이스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맷 켐프를 정리하고 피더슨의 잠재력을 점찍은 다저스의 선택이 적중하고 있는 셈이다. 피더슨은 4월 4개의 홈런을 쳤던 피더슨은 5월에 9개의 홈런을 몰아쳤고 6월에도 7개를 보태며 가볍게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지난해 막판 데뷔하기는 했지만 신인 자격을 가지고 있는 피더슨의 홈런 페이스는 특별하다. 내셔널리그 역사상 신인이 6월까지 20홈런을 때려낸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윌리 버거가 1930년 6월까지 22개의 홈런을 쳤고 충격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던 알버트 푸홀스가 2011년 21개의 홈런을 친 바 있다. 피더슨의 홈런 추가 속도를 미 전역이 주목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피더슨은 이 홈런포를 등에 업고 신인왕까지 내달릴 수 있을까. 일단 크리스 브라이언트(시카고 컵스)라는 강력한 경쟁자의 남은 시즌이 변수이기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 건강하게 시즌 막판까지 활약한다면, 피더슨은 현재 추세상 42개의 홈런까지도 가능하다. 홈런왕 경쟁도 가능하고, 다저스 프랜차이즈 신인 최다 홈런 기록(1993년 마이크 피아자, 35개)도 무난히 넘어설 수 있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역사상 루키 시즌 4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딱 1명밖에 없다. 바로 1987년 오클랜드에서 데뷔한 마크 맥과이어 현 다저스 타격코치가 그 주인공이다. 당시 만 23세의 나이였던 맥과이어는 151경기에서 타율 2할8푼9리, OPS(출루율+장타율) 0.987, 49홈런, 118타점을 기록하는 괴력을 뽐냈다. 맥과이어는 당시 공동 홈런왕에 올랐으며 장타율도 1위를 기록했다.
피더슨에 앞서 7월 전 20홈런 고지를 밟았던 버거는 1930년 38개의 홈런으로 시즌을 마감했으며 푸홀스는 2001년 37홈런을 기록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신인 30홈런 이상이 신인왕 레이스에 있어 상당히 유리한 데이터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MLB 역대 신인 자격을 가지고 30홈런 이상을 친 선수는 총 26명이다. 이 중 신인왕을 차지한 선수는 절반 이상인 15명에 이른다.
최근 들어서는 2007년 34홈런을 기록한 라이언 브런(밀워키), 2012년 30홈런을 기록한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지난해 36개의 홈런을 때린 호세 아브레유(시카고 화이트삭스) 등 일단 30개의 홈런만 치면 신인왕은 거의 따라왔다. 이미 20홈런을 친 피더슨이 30홈런 고지는 무난하게 점령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투표인단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준비는 마쳤다고 볼 수 있다. 피더슨의 홈런 페이스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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