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야구’ 성적표, NC-SK·한화 희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7.01 06: 02

야구는 한 베이스를 더 가려는 쪽과 이를 막으려는 쪽의 싸움이다. 그 차이에서 경기 흐름이 뒤바뀌기도 한다. 경기 숫자로 보면 전반기가 마무리된 가운데 성적표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각 팀의 현실을 대변하는 숫자로 부족함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6월까지 일정을 마친 가운데 가장 활발한 기동력을 보인 팀은 NC다. NC는 올 시즌 72경기에서 총 111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산술적으로는 222개의 팀 도루 페이스다. 이는 1995년 롯데가 기록한 한 시즌 최다 팀 도루(220개)를 웃도는 수치다. 박민우가 28번이나 도루를 성공시킨 것을 비롯, 김종호(23개), 테임즈(18개), 나성범(16개), 이종욱(12개)까지 5명이 두 자릿수 도루에 성공했다.
NC는 111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는 동안 29개의 실패만을 기록해 무려 79.3%의 높은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비해 주루사는 19번으로 SK(18회)에 이어 리그에서 두 번째로 적었다. 대개 리그를 대표하는 준족들도 75% 전후의 성공률을 기록하는 것을 고려하면 팀 전체가 엄청나게 잘 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안치용 KBSN 해설위원은 “NC의 경우는 무사 2루에도 기습번트를 댈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실패해도 1사 3루가 되고, 성공하면 무사 1,3루가 된다. 여기에 상대 실책이라도 나오면 그냥 1점을 얻는 것이다. 타 팀과는 차별화된 엄청난 무기다”라고 평가했다. 도루 개수뿐만 아니라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야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NC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방망이에는 슬럼프가 있지만 발에는 슬럼프가 없다는 평범한 진리 때문이다.
NC의 뒤는 삼성(77개), kt(75개), 롯데(65개), LG(61개)가 따르고 있다. 삼성(72.6%), 롯데(73.9%)는 성공률도 비교적 높은 편이다. kt(69.4%)는 뛰는 만큼 실패하는 숫자도 많고 주루사(37회)는 리그 1위. 아직은 경험이 부족하다는 측면으로 해석할 수 있으나 어쨌든 과감히 뛰는 야구로 돌파구를 만들어가고 있다. 전통적으로 빠른 야구를 했던 두산(60개, 성공률 68.2%)의 도루가 예상보다 적다는 것은 후반기 키포인트 중 하나다.
재미를 못 보는 팀도 존재한다. 넥센은 39번의 도루 성공으로 리그 최하위다. 여기에 도루 성공률도 60.9%로 역시 리그 최하위다. 서건창이 빠진 자리가 아무래도 크게 나타나는 모습이다. 다만 넥센의 경우 워낙 화끈한 장타력이 있다는 점에서 만회가 가능하다. 이를 고려하면 뛰는 야구가 가장 부진한 팀은 한화와 SK라는 말도 나온다. SK는 52회 성공으로 8위, 한화는 47회 성공으로 리그 9위다. 성공률 또한 SK가 65%로 8위, 한화가 61%로 9위다.
사령탑 색채를 고려하면 예상과는 다른 수치로도 볼 수 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SK 시절 뛰는 야구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타 팀과의 차별화를 만들어냈다. 김용희 SK 감독은 롯데 감독 시절이었던 1995년 220도루를 일궈낸 경험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팀 여건상 도루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과 김용희 감독은 공히 “뛸 선수가 마땅치 않다”고 입맛을 다지고 있다.
다만 후반기부터는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용규가 고군분투하고 있는 한화는 정근우가 제 페이스를 찾고 있다. 타율과 출루율 모두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 활발한 주루 플레이를 기대할 만하다. SK도 김강민과 최정의 복귀로 뛸 수 있는 선수들이 조금은 늘어난 상황이다. 넥센 또한 서건창의 발에 불이 붙으면 전체적인 팀 도루 수치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올라갈 수 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