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불운’ 밴와트 교체 수순… SK는 한숨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7.02 06: 25

한 번은 그나마 무사히 넘어갔지만, 두 번까지 운이 따르지는 않았다. SK 외국인 투수 트래비스 밴와트(29)가 최악의 불운으로 중도에 교체될 위기에 놓였다. 수준급 대체 외국인을 선발하기 쉽지 않은 시점에서 SK도 비상이 걸렸다.
SK는 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상대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한 끝에 2-4로 졌다. 그런데 패배보다 더 쓰라린 타격이 있었다. 바로 밴와트의 부상이었다. 이날 선발로 나선 밴와트는 3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오정복의 투수 강습 타구에 쓰러졌다. 손 쓸 틈도 없이 몸으로 날아오는 타구를 막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팔을 갖다 댔는데 오른쪽 손목 위쪽의 뼈를 맞고 떨어졌다.
즉시 검진을 위해 병원으로 이동한 밴와트는 골절상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밴와트 개인적으로나 SK 팀으로나 최악의 소식이다. 추가 검진이 있을 예정으로 정확한 회복 시간은 2일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단 골절이 확인된 만큼 당분간 경기에 나설 수는 없을 전망이다. SK의 한 관계자는 “골절이라면 뼈가 붙는데만 최소 4~6주가 걸린다. 여기에 다시 근력을 만들고 공을 던질 수 있는 수준이 되려면 3달은 걸린다고 봐야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밴와트는 이미 한 차례 아찔한 상황이 있었다. 4월 16일 인천 넥센전에서 1회 박병호의 강한 타구에 오른쪽 복사뼈를 맞았다. 다행히 당시에는 골절이 발견되지 않았다. SK에서는 “행운이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래도 부기가 빠지는 시간, 근력을 회복시키는 시간, 투구 밸런스를 잡는 시간, 실전 감각을 회복시키는 시간까지 한 달이 넘게 걸렸다. 그리고 당시는 시즌 극초반이었지만, 지금은 벌써 절반을 소화한 중반이라는 차이점도 있다.
추가 검진에서 기적적인 소견이 나오지 않는 이상 교체는 100%다. 냉정하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팀 성적에 여유가 있다 하더라도 적어도 2달 이상을 활용할 수 없는 외국인을 안고 갈 팀은 없다 없다. SK도 곧바로 외국인 교체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SK는 박경완 육성총괄과 외국인 선발 담당자가 37일 간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1일 귀국했다. 내년은 물론 후반기 만약에 대비한 외국인 리스트를 상당 부분 가지고 돌아왔다.
그러나 그 리스트가 있어도 뚜렷한 답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현재 MLB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들이 한국에 올 가능성은 제로다. 이른바 ‘AAAA’급 선수들을 잡아야 하는데 이들은 오는 9월 있을 메이저리그 로스터 확대를 기다리고 있다. 로스터가 크게 확대되는 만큼 콜업 순위들이 제법 높은 선수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행을 받아들일 만한 선수는 없다. 설사 데려온다고 해도 이적료가 꽤 비싸다. 이는 SK뿐만 아니라 모든 팀들이 고민하는 내용이다.
9월이 되면 확대 로스터에도 들지 못한 선수들이 자동으로 계약 해지가 되는 경우가 있고 그 전에 옵트아웃 형식으로 풀리는 선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그 흘러가는 시간을 현장에서 기다려줄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결국 일처리를 빠르게 하려면 지난해 밴와트와 같이 전형적인 트리플A급 선수를 데려와야 하는데 기량이 문제다. 이래저래 난국이다.
이를 종합하면 전반기 남은 일정은 외국인 한 자리를 비워둔 채로 마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채병룡이 다시 임시 선발로 합류할 가능성이 크고 2군에서 몸을 만들고 있는 박정배의 불펜 합류 시점이 관심을 모으게 됐다. 하지만 어쨌든 전력적으로는 손해고 그 손해를 보는 시기가 꽤 오래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예상보다 성적이 나지 않아 분위기가 처져 있는 SK가 이중고에 빠졌다.
skullboy@osen.c.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