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로, 이닝이터의 위용 보여줄때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07.02 08: 19

삼성은 1일 넥센과 연장 혈투 끝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이로써 2위 NC와 1경기차로 벌렸다. 그만큼 계투진 소모는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선발 타일러 클로이드(5이닝 10피안타(2피홈런) 3탈삼진 5실점)가 마운드에서 내려온 뒤 신용운(1볼넷 1실점), 박근홍(⅔이닝 1피안타 2볼넷 1실점(비자책)), 안지만(2⅓이닝 2피안타 3탈삼진 1실점), 임창용(2이닝 3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2실점)이 차례로 등판했다. 특히 삼성의 핵심 필승조인 안지만과 임창용은 2이닝 이상 소화하며 2일 등판이 사실상 힘들다.
3일 목동 넥센전에 선발 등판하는 알프레도 피가로의 어깨가 더욱 무거울 수 밖에. 올 시즌 한국땅을 밟은 피가로는 류중일 감독이 그토록 바라던 외국인 선발 특급의 위용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11승(3패)을 거두며 유희관(두산)과 더불어 다승 부문 공동 선두를 질주 중이다.

선발 투수의 평가 잣대인 퀄리티 스타트를 11차례 수립하며 1위 양현종(KIA)을 1개차로 추격중이다. 류중일 감독은 "피가로가 이만큼 해줄 것이라 누가 알았겠는가"라고 그의 활약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피가로는 이른바 계산이 서는 투수다. 올 시즌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6이닝 이상 소화했다. 그리고 7이닝 이상 소화한 건 7차례. 특히 지난달 26일 대구 kt전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이닝을 책임졌다. 피가로는 이날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3실점 호투를 선보이며 시즌 11승째를 거뒀다.
당시 피가로는 "시즌 11승째를 거뒀는데 다음 경기에서 12승을 향해 나아가고 싶다. 팀에 도움이 돼 너무 기분이 좋다"고 활짝 웃었다. 그리고 피가로는 올 시즌 최다 이닝 소화에 대해서도 "한국에 와서 8이닝을 던진 건 처음이었는데 힘들지 않다. 점수차가 많아지면서 1이닝 더 던졌고 불편한 점이 전혀 없었다"고 개의치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도 피가로가 많은 이닝을 소화한다면 마운드 운용에 한결 숨통이 트인다. 넥센전 상대 전적은 좋다. 두 차례 선발 등판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평균 자책점은 2.77.
타선의 화끈한 공격 지원을 기대해도 좋을 듯. 삼성은 지난주 10개 구단 가운데 팀타율 1위를 기록할 만큼 막강 화력을 뽐냈다. 전날 경기에서도 이승엽과 최형우의 대포를 포함해 장단 14안타를 터뜨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경기 초반부터 활발한 득점 생산에 나선다면 피가로가 어깨가 더욱 가벼워질 듯. 피가로가 선발 투수로서 제 역할을 해주고 타자들이 화력 지원을 펼쳐 점수차가 많이 난다면 이른바 추격조 투수를 투입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그야말로 최상의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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