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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량+리더십’ 조동화, SK의 모범 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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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주장이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을 좀 했어요. 그런데 정말 말이 많아졌더라고요”

SK의 베테랑 야수인 이대수(34)는 올해 주장으로 선임된 조동화(34)의 극적인(?) 변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같은 신고 선수 신분으로 팀에 입단, 오랜 기간 조동화를 곁에서 지켜본 이대수는 “엄청나게 소심하다. 싫은 소리를 못하는 성격이다”고 표현했다. 주장은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의 가교 임무를 맡는다. 때로는 후배들에게 ‘못된 사람’도 되어야 한다. 그런데 조동화는 사람이 너무 좋다. 이대수가 주장 선임에 대해 걱정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그 사이에 많은 것이 바뀌었다. 이대수는 “주장이 되더니 말을 많이 한다. 팀을 위해 자기 성격까지 바꾼 것이다. 정말 엄청난 노력이다”고 친구를 치켜세웠다. 실제 조동화는 올 시즌 SK의 클럽하우스와 덕아웃에서 가장 말이 많은 선수다. 조동화의 마음이 향하는 지점은 다양하다. 코칭스태프, 자신과 오랜 기간 같이 뛴 동료들은 물론 갓 1군에 올라온 신인 선수들까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그 말 한 마디가 누군가를 웃음짓게 하고, 누군가의 긴장을 풀어준다. 구단 관계자들도 호평을 마다하지 않는 조동화의 큰 가치다.

최근 1군에 올라와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윤중환은 조동화의 방망이로 데뷔 첫 안타와 첫 홈런을 신고했다. 이에 조동화는 “내 방망이로 안타와 홈런을 쳤으니 뭔가를 보상해야 하지 않느냐”라며 좌중을 미소 짓게 했다. 아직 1군 생활에 잔뜩 긴장해 있는 윤중환도 그런 농담 한 마디에 미소로 긴장을 푼다. 조동화가 진정으로 원하는 모습이다.

윤중환은 “동화형은 처음 팀에 들어왔을 때부터 많이 챙겨주셨다. 신고 선수 출신이라 자기랑 비슷한 점이 많다고 하시더라. 방도 같이 쓰고 밥도 많이 사주셨다”고 떠올린다. 윤중환뿐만 아니라 SK의 젊은 선수들이라면 누구나 조동화와 이런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다. 시즌을 치르면서 남들까지 신경 쓴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선수단을 살뜰하게 챙기는 조동화의 진면모가 다시 한 번 드러나는 대목이다.

최근에는 배팅볼 투수까지 도맡고 있는 조동화다. 상대가 왼손 선발로 예고된 경우, 그리고 자신이 선발로 나서지 않는 두 조건이 충족되면 어김없이 마운드에 올라 동료들에게 배팅볼을 던져준다. 왼손 배팅볼 투수가 흔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조동화의 헌신은 큰 도움이 된다. 선수단의 각오를 다지는 밑거름이 된다.

이처럼 경기장 바깥에서 큰 몫을 하고 있는 조동화는 경기장 안에서도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 68경기에 나가 타율 2할9푼7리, 15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타율은 2008년 기록했던 자신의 최고 기록(.279)을 웃돈다. 도루는 팀 내 1위고 희생번트(11개)도 가장 많다. 진루 성공률도 47.06%에 이르러 팀 내 상위권이다. 완전한 주전 선수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팀이 필요로 할 때 묵묵히 나가 소금 같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

이런 조동화는 최근 팀 성적과 덕아웃 분위기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자신의 성적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하는 팀 플레이어로서의 모습은 여전하다. 조동화는 “사실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 외부에서 이야기가 많다는 것은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평정심을 잘 유지하고 있다. 쫓기거나 조급한 것은 없다. 감독님과 수석코치님도 분위기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신다”라면서 “돌아올 자원도 있다. 우리도 힘이 있다고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처럼 경기장 안팎에서 헌신하고 있는 조동화의 지난해 FA 계약 금액은 4년 22억 원. SK의 모범 FA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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