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점머신 vs 수비불안, 두 얼굴의 로메로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7.05 06: 00

데이빈슨 로메로(29)가 두산 베어스를 들었다 놨다 하고 있다. 타석에서는 타점 생산 능력이 돋보이지만 내야에 세우면 불안한 장면들이 연출되기도 한다.
지난 4일까지 24경기를 치른 로메로는 타격 성적이 나쁘지 않다. 타율 2할8푼에 홈런 5개로 26타점을 수확하고 있다. 안타 수와 타점 수가 같을 수 있는 것은 희생플라이가 벌써 5개나 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주자가 3루에 있을 때 욕심을 부리지 않고 외야로 타구를 잘 보냈다. 1~3번이 출루를 잘 해줘 찬스가 많은 덕도 봤지만, 4경기 연속 타점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로메로 본인의 활약도 괜찮았다.
발이 빠르지 않아 3루타는 없지만 26안타 중 2루타가 6개, 홈런이 5개로 장타를 뽑아내는 비율도 높았다. 지금의 타율과 장타 수준을 유지하며 볼넷/삼진 비율(8볼넷 18삼진)만 개선된다면 준수한 4번으로 중심타선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는 타자로 보인다. 타율이 2할8푼으로 나쁘지 않지만 희생플라이로 지킨 타율도 적지 않다는 점 역시 감안해야 한다.

일단 종합하면 타석에서의 로메로는 나쁘지 않다. 적응력도 빠른 편이고,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매우 진지한 타입이다. 드넓은 잠실의 영향을 받아 원정경기에서 장타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잠실에서도 장타를 터뜨릴 수 있는 펀치력은 충분하다.
문제는 수비다. 주 포지션이 3루수인 로메로는 팀 사정에 의해 1루와 3루를 오가고 있다. 3루수로 선발 출장한 4일 잠실 넥센전에서는 흐름에 영향을 미친 실책을 2개나 저지르며 수비에서 부진했다. 1회초 1사 3루에 윤석민의 타구를 뒤로 빠뜨려 팀이 선취점을 허용했고, 2회초 2사 1, 3루에도 유한준의 타구를 처리해주지 못해 2-5로 끌려가게 됐다.
그러나 강점도 있다. 어깨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강하다. 3회초 1사 1루에 박동원의 3루 땅볼을 병살 연결할 때도 강한 어깨의 도움을 받았다. 3루수일 때 로메로는 간결한 동작으로도 빠른 송구가 가능하다. 송구 전까지의 과정에서 매끄럽지 않은 면이 발견되고 있을 뿐이다.
 
현재까지 로메로의 실책은 총 3개다. 4일에만 2개였고, 나머지 하나는 1루수일 때 나왔다. 이외에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아웃카운트를 추가할 수 있을 때 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1루에 섰을 때는 송구한 선수의 실책으로 기록된 플레이들도 나왔다. 많은 내야수들은 1루수가 누구냐에 따라 내야수들의 송구도 달라진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1루수의 포구 능력 차이가 넓게 보면 다른 내야수들의 수비력 차이까지 만들게 된다는 의견이다.
물론 로메로의 수비 불안에는 두 포지션을 오가게 한 팀의 기용방식에도 일정부분 책임이 없지 않다. 하지만 대체로 3루를 보는 선수들은 1루에서도 무리 없는 수비를 한다. 수비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해결될 일은 아니지만 좀 더 집중력을 발휘해줘야 공수에서 효자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전날 경기에서 실책 2개를 범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자신에게 좀 더 익숙한 포지션인 3루수로 꾸준히 출장케 하는 것이 대안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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