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최동훈 ‘암살’ 도입부 15분 흑백 처리 놓고 막판 고심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5.07.05 07: 24

올 여름 극장가의 첫 텐트 폴 영화 ‘암살’이 한때 흑백과 컬러를 놓고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도입부 15분을 흑백으로 처리하는 것을 놓고 연출자 최동훈 감독과 투자배급사 쇼박스가 치열하게 머리를 맞댄 사실이 알려졌다.
오는 22일 개봉을 확정한 ‘암살’은 1930년대 경성과 중국 상해를 무대로 벌이는 독립군들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활극이다. 친일파 제거라는 비밀 작전을 수행하는 임시 정부 산하 독립군들의 활약과 이들을 저지하려는 친일 세력 배신자, 또 이들이 고용한 킬러의 엇갈린 운명과 쫓고 쫓기는 도주 과정을 그린 최동훈의 다섯 번째 장편이다.
‘암살’의 한 관계자는 4일 “현재 색 보정 등 막바지 후반 작업 중인데 영화가 감독의 의도대로 굉장히 클래식하게 완성됐다”면서 “그간 봐온 최동훈 표 영화와는 때깔부터 확연히 다르다. 한때 극 초반 15분 분량을 흑백으로 편집하는 것을 놓고 감독의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전지현 이정재 등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을 다룬 1910년대가 펼쳐지는 도입부를 과감히 흑백으로 처리해 관객의 집중도를 높이고, 20여년이 지난 시공간 점프를 보다 극적으로 보여주겠다는 감독의 묘수이자 장치였다.
 처음 이 같은 감독의 의도를 접한 쇼박스 투자팀은 흑백 처리에 호의적이었지만 1000만 동원을 겨냥한 여름 대작인데 흑백이 자칫 모험일 수 있다는 내부 반대에도 부딪쳐야 했다.
 결국 흑백과 컬러 버전을 별도로 제작해 내부 시사를 통해 여러 반응을 체크했고 이 영화의 제작자이기도 한 최동훈 감독이 여러 의견을 청취한 뒤 ‘흑백 카드’를 스스로 포기했다는 전언이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최 감독이 단순히 작품을 의뢰받은 연출자가 아니라 이 영화로 어쩌면 투자사 보다 더 많은 수익을 거머쥘 수 있는 제작자이기도 한 만큼 흥행 리스크를 줄이자는데 흔쾌히 동의한 걸로 안다”면서 “연출가로서의 창작욕이나 고집 보다 대중과의 소통에 방점을 찍은 결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암살’은 한 주 간격으로 잇따라 개봉하는 롯데 ‘미션 임파서블5’와 CJ ‘베테랑’과 맞붙게 됐다. 이런 1주차 릴레이 개봉은 작년 여름 ‘군도’ ‘명량’ ‘해적’과 날짜까지 똑같은 판박이 패턴이라는 점에서 한층 흥미를 끈다.
 만약 ‘암살’이 흥행한다면 쇼박스 입장에선 ‘미스터고’ ‘군도’의 계속된 여름 시장 흥행 실패를 ‘도둑들’ 이후 3년 만에 설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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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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