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프링-마르테, 진화하는 kt 효자 용병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7.06 06: 22

kt 위즈가 6월에 이어 7월에도 신바람을 내고 있다. 이제는 결코 형님 구단이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이 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역시 에이스 크리스 옥스프링(38)과 타선의 중심 앤디 마르테(32)가 있다.
옥스프링은 올해로 한국 무대 5년 차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10승 8패 평균자책점 4.20으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강력한 에이스를 원했던 롯데는 옥스프링과 재계약을 포기했다. 대신 베테랑 투수가 필요했던 kt가 옥스프링을 영입할 수 있었다. 옥스프링의 올 시즌 몸값은 20만 달러. 성적 부진으로 퇴출된 필 어윈(45만 달러), 앤디 시스코(32만 달러)에 비해 적은 금액이다.
그러나 현재 선발진에 남아있는 건 옥스프링 한 명 뿐이다. 옥스프링은 올 시즌 17경기에 선발 등판해 6승 7패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하고 있다. 팀 내에서 유일하게 규정 이닝을 소화하고 있으며 팀의 창단 첫 승, 첫 완투승 등 각종 기록들을 세웠다. 옥스프링은 2007, 2008, 2013시즌 각각 한 번의 완투승(2013시즌에는 완봉승)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벌써 두 번째 기록이다. 게다가 두 번 모두 무사사구 완투승.

옥스프링은 5일 수원 KIA전에서 9이닝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9탈삼진 2실점 쾌투로 완투승을 기록했다. 이범호에게 맞은 투런포를 제외하면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9km에 달했고 커브와 너클 커브를 주무기로 KIA 타선을 틀어막았다. kt의 홈 첫 스윕 시리즈도 옥스프링의 피칭에서 나온 셈이었다. 한국 나이로 어느덧 39세. 하지만 나이를 거꾸로 먹는 듯한 위력투로 kt 마운드를 지탱하고 있다.
여기에 타선에선 마르테가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마르테는 올 시즌 51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6푼2리(185타수 67안타) 7홈런 41타점을 기록 중이다. 팀 내에서 김상현에 이어 가장 많은 타점을 쓸어 담고 있고 2루타는 21개로 리그 전체 5위다.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음에도 놀라운 페이스다. 출루율 4할1푼7리 장타율 5할8푼9리로 OPS는 1.006에 달한다.
최근 2경기에서 4번 타자 댄 블랙이 허리 담 증세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kt는 블랙이 빠졌음에도 12득점, 9득점을 올리며 KIA 타이거즈 마운드를 맹폭했다. 3번 타자로 출전한 마르테는 2타수 1안타 2타점,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여전히 꾸준함을 과시했다. 5일 KIA전 결승타는 마르테의 몫이었다. 마르테는 팀이 2-2로 맞선 5회말 1사 1,2루서 좌익수 왼쪽의 2루타를 날리며 다시 리드를 가져왔고, kt도 9-2로 승리했다.
마르테는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고질적인 옆구리 통증과 바깥쪽 변화구 대처 능력으로 인해 불안감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두 번의 부상 이후 지난 6월 2일 수원 SK전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그날 이후 타율 3할5푼4리(99타수 35안타) 4홈런 25타점으로 오히려 국내 무대에 완벽히 적응한 모습이다. 6월 2일 이후 멀티히트도 11번 기록했고, 7월 5경기에선 무려 타율 5할2푼9리(17타수 9안타) 5타점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시즌 초 투타에서 확실한 에이스가 없어서 고전했던 kt다. 하지만 선발진에서 옥스프링이 위력을 더하고 있는 피칭을 하고 있다. 중심타선에선 3번 타자 마르테가 팀 타선에 중심을 잡아주고 있고 블랙이 가세하면서 그 힘은 배가 됐다. 또 하나 두 선수의 공통점은 인성이다. 옥스프링이야 이미 한국인과 다름없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KBO 리그에 완벽히 적응했다. 마르테 역시 성실한 플레이는 물론이고 클럽 하우스에서 젊은 선수들과 완전히 동화되고 있다. 새 외인 블랙까지 팀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는 상황. 이제 kt는 외국인 효과에 웃을 일만 남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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