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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서지 11호, 신청년, 민성 등 일제 및 해방기 주요 잡지 발굴, 소개…천정근의 처절한 메르스 증언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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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홍윤표 기자]올해는 광복 70주년을 맞은 해이다. 근대서지학회(회장 전경수)는 광복 특집으로 지난 6월 30일 발행한 반년간지 근대서지11호(2015 상반기, 소명출판사 간행)에 일제 때의 잡지 신청년을 발굴, 영인함과 아울러 해방공간의 주요 잡지 민성(民聲)의 총목차를 게재했다.

근대서지는 지난 호(2014년 하반기, 제10호)에 소개했던 신천지에 이어 이번 호에 민성의 총 목차 정리 작업을 계속, 해방기의 잡지에 대한 관심도를 한층 높여나가고 있다. 1945년 12월 25일 주간(週刊)으로 창간됐던 민성은 1950년 6월 한국전쟁 발발 때까지 모두 46책이 발간됐다. 근대서지는 오영식 편집위원장(보성고 국어교사)의 주도로 그동안 여러 기관과 수집가에게 흩어져 있던 민성을 총 정리, 그 전모는 물론 소장처까지 모두 밝혀놓아 연구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근대서지 11호는 표지에 1945년 11월 20일에 송정훈이 창간한 사진잡지 국제보도 창간호 표지와 거기에 들어있는 1945년 8월 16일 해방을 만끽하는 인파 사진을 실었다.

근대서지 11호에는 그밖에도 우리나라 출판사를 알 수 있는 박형익(경기대 교수)의 근대태동기의 한글 자료 목록, 조현신(국민대 교수)의 근대기 문고본의 표지 디자인, 정우택(성균관대 교수)의 오장환과 남만서점의 시집들을 다루었다.
 

시인 오상순, 박목월, 임화의 글을 새로 찾아내 실은 것도 눈길을 끈다. 인물 서지(書誌)로 소암 김영보의 전기(김동소 글)와 평양정권이 숙청한 인류학자 한흥수(1909~?. 전경수 글), 1930년대의 기생 왕수복(신현규 글)의 소개 글도 읽어볼 만하다.

소설가 신경숙의 표절 사건과 연관 지어 기고한 손종업(선문대 교수)의 글 ‘당신의 어투로-작가 천명관에게’는 논쟁적이고 표절을 바라보는 태도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근대서지 11호에는 광복 70년을 맞은 이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남루와 민망함과 모멸을 가차 없이 안겨준 저 ‘메르스’ 사태에 대한 근대서지학회 회원인 천정근(모스크바대학 러시아문학 전공)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메르스로부터 희망의 한 말씀을 요구하는 그대에게’라는 글은 읽는 이로 하여금 깊은 울림과 자괴감을 갖게 한다. 천정근은 이번 메르스 사태로 장인을 잃었고, 그 자신도 격리 치료를 받고 ‘완치’됐다.

그의 글은 메르스를 직접 경험한 이의 ‘깊은 슬픔’을 억누른 육성 증언이자 삶과 죽음에 대한 근본 성찰의 기록이다. 

천정근은 “이미 그 분(장인)이 세상을 떠났는데 이 모든 말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모든 것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예상할 수 없는 파국의 속력으로 한 생이 그렇게 끝났는데 말이다. 이 엄청난 일들이 너무나도 ‘태연’하게 순식간에 벌어졌고 ‘처리’ 되었다. 그 사이에 나와 가족들이 겪었던 상황을 어찌 필설로 다 형용할까. (중략) 메르스의 얼굴은 이제 나에게 유체이탈 화법으로 마법의 말씀만 한다는 어떤 여자의 얼굴만큼이나 무서웠다”고 토로했다.

그는 하지 못한 인터뷰의 변으로 “부디, 박근혜든 황교안 전도사든 보건소 직원이든 언론사 기자건 네티즌이든 시티즌이든 기독교인이든 그 누구든 이러한 온몸의 싸움으로 자연의 경고와 일치에 부합해 나가는 인간 앞에서 겸손 하라. 더 이상 그들의 삶과 죽음을 모독하지 마라. 제발 정직해지라”고 외쳤다.

chuam@osen.co.kr
<사진>근대서지 11호 표지, 국제보도 창간호 펼친 면, 민성 창간호(소명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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