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참사' 최홍만, 로드 FC가 경찰보다 더 알 수 없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5.07.27 05: 59

예견된 참사였다.
최홍만은 25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콜리세움에서 열린 ‘360게임 로드FC 024 in Japan’ 무제한급 경기서 카를로스 토요타(브라질)에게 1라운드 KO패를 당했다.
의외로 경기는 싱겁게 끝났다. 경기 초반 카를로스 토요타는 순간적으로 달려들어 최홍만의 턱에 펀치 세례를 퍼부었다. 결정적인 네 방의 펀치를 맞고 다운당한 최홍만은 계속 펀치를 허용해 KO패를 선언당하고 말았다. 경기 후에도 최홍만은 한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충격이 심했다.

최홍만은 우세한 신장과 리치를 이용해보지도 못하고 토요타의 저돌적인 공세에 맥없이 무릎 꿇었다. 최홍만의 6년 만의 복귀전은 허무한 KO패로 끝나고 말았다.
▲ 예견된 참사
최홍만은 이날 경기가 2119일만의 복귀전이었다. 실전 경험은 전혀 없었고 부진함은 계속될 수밖에 없었다. 지난 2009년 10월 6일 드림 11에서 미노와 이쿠히사(일본)에 2라운드 서브미션패를 당했다.
그리고 5년 9개월 여만의 복귀전이었다. 하지만 예전의 몸상태와는 완전히 달랐다. 그동안 최홍만이 가지고 있는 질환을 이겨내고 새로운 몸으로 태어났지만 예전 씨름판에서 보여줬던 괴력을 다시 보일 수 없었다.
특히 최홍만은 그동안 레미 보냐스키, 세미 슐트, 표도르 에밀리아넨코 등 강자들과 경기를 펼치며 자신의 가치를 인정 받기도 했다.
하지만 거의 6년이 되는 시간 링을 떠났고 제대로 된 운동을 하지 못했다. 따라서 몸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다. 그의 경기모습을 지켜보니 실전에 나설 수 있는 몸 상태가 분명 아니었다.
그런 상황에서 최홍만은 경기에 출전해야 했다. 여러 가지 금전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았고 로드 FC는 그에게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하며 이용하기 위해 노력했다.
최근 로드 FC는 국내 격투기 단체 중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굵직한 대결이 없었기 때문에 이슈를 만들기 위한 무언가가 필요했고 그 대상이 최홍만이었다. 결국 최홍만은 제대로 준비할 시간이 없는 상태에서 경기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 경찰보다 알 수 없는 게 로드 FC
경기를 앞두고 갑자기 변수가 생겼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최홍만이 지인들에게 1억 원 상당의 돈을 빌려 갚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를 사기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 송치했다. 일본에서 이 소식을 접한 최홍만은 제대로 식사도 하지 못하며 컨디션 조절에 지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복귀전 패배 후 최홍만은 "일본에 와서 안 좋은 기사를 접했다. 좀 예민했다. 잠도 못자고, 몸 관리도 못했다"며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발표된 사기 혐의로 인해 경기를 망쳤다는 것은 이해하기 쉽지 않은 일이다. 문제는 제대로 준비할 시간이 없었던 상황에서 경기에 나섰다는 점이다.
설령 언론보도 시기가 부적절해 자신의 머리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하더라도 선수로서의 자격도 의심해 볼 수 있는 일이다. 목표를 가지고 임해야 할 상황이었고 또 당장 조사를 받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머리를 비우고 경기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문제에 대해 당당하게 밝힐 기회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경기를 통해 자신이 살아났다는 것을 증명하면 됐다.
하지만 최홍만은 아마추어적 행태가 계속되면서 마흔 살이 넘은 선수에게 일찌감치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이는 단순히 최홍만의 잘못만은 아니다. 경기를 준비해야 할 로드 FC도 선수의 상태에 대해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국내가 아닌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였기 때문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정상적인 준비는 볼 수 없었다. 그동안 로드 FC는 번번이 계체량 문제를 비롯해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단체. 따라서 이번에도 선수 관리 및 대회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졌다고 보기 어렵다. 아시아 최고는 커녕 국내에서도 로드 FC의 입지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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