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준: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7.29 06: 00

롯데 자이언츠 우완투수 송승준(35)은 꾸준한 투수의 대명사와도 같다. 그래서 이런 우스갯소리도 있다. ‘송승준의 장점: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다. 단점: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다.’ 송승준도 직접 보고 한참 웃었다는 이 댓글은 송승준이 얼마나 꾸준하게 자리를 지켰는지 보여준다. 비록 리그를 지배 할 정도로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한 시즌은 없지만, 현재 송승준은 KBO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우완투수임에 틀림없다.
올해 송승준은 19경기 7승 6패 103이닝 평균자책점 4.11로 활약하고 있다. 타고투저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리그 특성 상 지금의 성적은 전혀 나쁘지 않다. 옆구리 부상 때문에 1군에서 잠시 빠지긴 했지만, 송승준은 28일 사직 LG 트윈스전으로 100이닝을 돌파했다. 한국으로 돌아 온 2007년 이후 9년 연속 세 자릿수 이닝 돌파다. 같은 기간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기도 하다.
경기 후 만난 송승준은 오히려 담담했다. 그는 “만약 9년 연속 150이닝을 넘겼다면 조금은 기분이 좋았겠지만, 100이닝 돌파는 선발투수라면 당연한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꾸준히 나왔다는 이야기라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으로 돌아 온 첫해인 2007년 송승준은 117이닝을 소화했고 이후 2008년부터 2013년까지 6년 연속 150이닝을 넘겼다. 하지만 작년 데뷔 후 가장 부진한 투구 속에 122이닝 평균자책점 5.98에 그쳤다. 많은 이들이 송승준에게 ‘이제 나이를 먹어서 그렇다’고 말했지만, 그 말이 틀렸다는 걸 입증하기 위해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린 송승준이다. 2014년 부진만 아니었다면 8년 연속 150이닝도 얼마든지 달성 가능했다.
28일 송승준은 오랜만에 승리를 추가했다. 6월 7일 KIA전 이후 8경기 만에 승리를 따냈다. 잘 던진 경기에서도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등 승운이 없었다. 5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낸 송승준은 7승을 가져가기에 자격이 충분했다. 그럼에도 그는 “오늘 4회 갑자기 삼두근이 아팠다. 그래서 어떻게든 5회까지 던지고자 했다. 지금은 마사지를 받고 많이 괜찮아졌는데,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게 스스로에게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특히 송승준이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은 옆구리 부상이다. 그동안 근육부상은 없었던 송승준은 올해 오른쪽 옆구리 근육 통증으로 1군에서 잠시 빠져 있었다. 그 사이 2~3경기 정도 선발 로테이션을 건너뛰었다. 그래서 송승준은 “만약 안 아팠다면 지금쯤 120이닝을 넘겼을 텐데 그게 제일 아쉬움이 남는다. 올해도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지금 송승준은 개인성적만 챙길 수는 없다. 팀 고참투수로 후배들을 다독여야할 의무가 있다. 송승준은 “후배들에게 ‘지금 힘들 때지만 이럴수록 더욱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팬들이 비판하는 건 당연한 거다. 우리 할 일만 하다보면 분명 좋아질 때가 온다’고 말한다. 지금은 어쩔 수 없다”고 미팅에서 어떤 말을 하는지 소개했다.
우스갯소리로 송승준이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것도 단점이라는 말이 나왔지만, 사실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선발투수의 가치가 과소평가 되고 있는 게 KBO 리그 실정이다. 선발 구인난이 심각하지 않은 구단이 없는데, 롯데는 송승준 덕분에 한숨 돌리고 있다. 그리고 어떤 기록보다 주목받아야 할 게 송승준의 9년 연속 세 자릿수 이닝 소화다. 꾸준한 몸관리와 노력에 대한 자랑스러운 훈장이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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