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악령’ MLB 亞바람, 다시 살아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8.02 06: 01

부상 악령에 잦아들었던 메이저리그(MLB)의 아시아 바람이 점차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상자가 하나둘씩 돌아오고 있고 강정호(28, 피츠버그)라는 새로운 바람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MLB는 2013년과 2014년 강력한 아시아발 바람에 놀랐다. 그들의 시각에서는 야구 변방으로 보일 수 있는 한국·일본·대만 출신 선수들이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입지를 넓혀갔기 때문이다. 특히 마운드의 힘이 거셌다. 다르빗슈 유(29, 텍사스)를 중심으로 한 일본인 선수들에 류현진(28, LA 다저스)과 천웨인(30, 볼티모어)이 가세했다. 여기에 2013년에는 추신수(33, 텍사스)가 대박 활약을 펼치는 등 야수들의 약진도 도드라졌다. 이는 MLB 팀들이 너도 나도 아시아 시장을 눈여겨보는 결과로 이어졌다.
하지만 올해는 그런 아시아 바람이 완전히 멎어들 위기까지 놓였다. 다르빗슈가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고 2년간 28승을 기록한 류현진도 어깨 부상으로 결국 시즌을 접었다. 여기에 다나카 마사히로(27, 뉴욕 양키스)는 팔꿈치 재활에 이은 잔부상 속출로 시즌 초반 팀을 떠나 있어야 했다. 지난해 15승을 거둔 이와쿠마 히사시(34, 시애틀) 또한 부상으로 시즌 출발이 늦었다.

야수 쪽도 두 간판들이 부진했다. 추신수는 텍사스 이적 이후 자신의 기량을 십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MLB 3000안타 도전으로 화제를 모은 스즈키 이치로(42, 마이애미)는 전반기 막판 최악의 부진을 겪으며 회의적인 시선을 모았다. 강정호는 아직 적응 중이었고 아오키 노리치카(33, 샌프란시스코) 역시 전반기 막판 부상을 당하며 쉽지 않은 싸움을 벌였다. 전체적으로 투수와 야수 모두 부상, 그리고 부상 후유증이 문제였던 셈이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서는 조금씩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 다나카는 복귀 후 조금씩 페이스를 끌어올려 가는 중이다. 여전히 많은 피홈런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지만 올 시즌 7승(4패)을 거두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노리고 있다. 조마조마한 나날이지만 통증이 없다는 것은 위안이다. 이와쿠마도 복귀 후 정상적인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컨디션을 찾아가는 중이다.
지난해 아시아 최다승(16승)의 주인공인 천웨인은 역시 묵묵하게 시즌을 보내고 있다. 승운이 다소 따르지 않아 5승에 그치고 있지만 평균자책점은 3.24로 수준급이다. 보스턴의 마무리인 우에하라 고지(40)는 벌써 23세이브를 기록, 자신의 종전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인 지난해 26세이브 돌파를 눈앞에 뒀다. 타자와 준이치(29) 또한 14홀드를 기록하며 자신의 몫을 다하고 있다.
야수 쪽에서는 단연 강정호의 돌풍이 거세다. 1일까지 타율 2할9푼9리를 기록하며 MLB가 주목하는 유격수로 발돋움했다. 7월 OPS에서는 메이저리그 전체 7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아시아 내야수는 안 된다”라는 선입견을 깨뜨릴 유력 후보로 향후 행보가 큰 관심을 모은다. 부상에서 복귀한 아오키도 71경기에서 타율 3할1푼2리, OPS 0.755를 기록하며 선전 중이다. 저비용 고효율 FA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이름이다.
아시아 야수들 중 가장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이치로와 추신수는 부진에 칼을 갈고 있다. 이치로는 최근 다시 선발 출전하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으나 타율이 2할4푼1리까지 곤두박질친 상황이다. 그의 명예와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추신수도 13개의 홈런, 48타점을 기록 중이나 타율(.238)과 출루율(.318)이 너무 떨어지고 있다. 몸값에는 부족한 성적이다. 두 선수까지 살아난다면 아시아 바람은 더 거세질 수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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