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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록’, ‘정도전’ 아성을 왜 못 넘었나 [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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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권지영 기자] KBS 1TV 대하드라마 '징비록'이 종영했다. 6개월 대장정을 마무리한 ‘징비록’은 피로 쓴 묵직한 교훈을 남겼지만, ‘정도전’의 아성을 넘지는 못한 채 안방극장에서 퇴장했다.

지난 2월 첫 방송을 시작한 ‘징비록’은 임진왜란 시기를 겪은 나라와 백성을 지키고자 했던 혁신 리더 류성룡(김상중 분)이 국가 위기관리 노하우와 실리 위주의 국정 철학을 집대성한 동명의 저서를 바탕으로 한 대하드라마로 관심을 끌었다. 2014년 상반기 정통 사극 열풍을 몰고온 ‘정도전’을 후속한 이 드라마는 유동근, 조재현, 박영규, 정현민 작가 등이 ‘2014년 KBS 연기대상’의 대상과 최우수상, 우수상에 작가상까지 휩쓴 ‘정도전’의 명성을 이을 것으로 관심을 높인 것.

하지만 ‘징비록’은 ‘제2의 정도전’이 될 것이라는 시청자의 높아진 기대감을 만족시키지는 못했다. 임진왜란을 시대적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는 조정의 권력다툼에 초점을 맞추면서, 수많은 전투신이 생략되거나 내레이션으로 설명돼 넘어가는 모습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기대했던 시청자에게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징비록’이 정치적 대립과 조정의 갈등에 중심을 둔다는 기획의도를 내걸었음에도, 막상 보고 있자면 가슴이 답답해지는 임진왜란 시기 조정의 이야기는 시청자의 시선을 붙잡지 못한 것. 이에 ‘징비록’은 10%대 초반 시청률을 기록하다가 종영을 앞두고 시청률이 한 자리대까지 추락하는 등 아쉬움 가득한 종영을 맞이하게 됐다.

반면 전작에 비해 낮은 관심도에도, 배우 김상중과 김태우, 김석훈의 열연은 빛났다는 평이다. 김상중은 대쪽같은 류성룡을 차분하게 그려내며 극의 중심을 잡았고, 김석훈은 바다를 지키는 이순신을 또 한 번 새롭게 완성, 믿음직한 모습으로 호평을 끌어냈다. 김태우는 변덕스러운 선조의 캐릭터를 열연하며 극에 갈등을 담당했다. 


또한 ‘징비록’은 무너진 질서를 다시 정립하는 재조산하의 지혜를 이야기하며 생각할거리를 남겨 KBS 정통 사극의 체면을 지켰다. 2일 방송된 마지막회에서 류성룡(김상중 분)은 선조(김태우 분)에게 “전하의 안위만 생각했다”고 비난했다. 선조는 “나는 이 나라의 왕이었기에 위험을 무릅쓰고 싸울 수 없었다. 과인은 과인의 안위를 먼저 염려했던 게 아니라 이 나라의 안위를 먼저 생각한 것”이라고 자신의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류성룡은 “전하는 그 어느 것도 인정치 않으니 내가 더 말해 무엇하냐”며 재조산하(나라를 다시 만들다)라고 적힌 편지를 전했다. 백성이 다시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것. 그는 파직당했다. 선조는 “내가 그를 버린 게 아니라 그가 나를 버렸다”고 말했다.

삼도수군통제영에서는 이순신(김석훈 분)이 왜적을 끝까지 격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순신은 자신의 수군들에게 “저 원수들이 편안하게 바다를 건너가는 걸 지켜볼 수 없다. 보여줘야 한다. 이 땅을 유린한 대가가 얼마나 참혹한 것인지, 왜적들에게 똑똑히 보여줘야 한다. 이 땅을 짓밟았던 왜적들은 다시는 고향땅을 밟지 못하도록 저 바다 속에 모두 수장시켜야 할 것이다”라고 말하고 출정했다. 이순신은 이 노량해전에서 총을 맞고 쓰러졌고 “대승을 거두기 전이다”라는 말에 “방심하지 말고 끝까지 싸워라. 내가 죽었다는 말을 입 밖에 내지 말고”라고 말하며 눈을 감았다.

후속으로는 KBS가 최초로 시도하는 역사 과학드라마 '장영실'이 방송된다. 송일국이 출연을 확정했다. /jykwon@osen.co.kr

<사진>‘징비록’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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