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윤석민, 그들이 밝힌 '깜짝 등판'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8.03 05: 58

한편의 드라마였다. KIA가 자랑하는 좌우 에이스 양현종(27)과 윤석민(29)이 깜짝 릴레이 등판으로 팀의 6연승을 합작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그들의 릴레이 등판과 짜릿한 승리, 6연승 KIA에는 광란의 밤이었다. 
KIA는 2일 대전 한화전에서 3-2로 승리하며 올 시즌 팀 최다 타이기록 6연승을 질주했다. 9회말 선발 에이스 양현종이 시즌 처음으로 구원등판하더니, 전날 3이닝 50구를 던진 마무리 윤석민까지 등장했다. 한화는 마지막까지 역전의 희망을 품었지만 양현종-윤석민을 앞세운 KIA의 초강수에 무릎을 꿇었다. 
KIA가 3-2 리드를 잡은 6회, 양현종은 덕아웃을 빠져나와 외야 불펜으로 이동했다. 일찌감치 몸을 푼 양현종은 9회말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올랐다. 그가 구원으로 등판한 것은 지난 2013년 4월9일 무등 두산전 이후 2년5개월 만이었다. 지난달 29일 광주 SK전 7이닝 103구 이후 3일을 쉬고 난 상태였다. 

경기 후 양현종은 "석민이형이 어제(1일) 많이 던졌다. 조금이라도 팀에 도움 되고, 석민이형 부담도 덜어주고 싶은 마음에 던지고 싶었다"고 구원등판 자청한 이유 말했다. 윤석민은 1일 대전 한화전에 3이닝 동안 50개의 공을 던지며 세이브를 올렸다. 투수가 모자란 팀 사정을 알고 희생정신을 발휘했다. 
그러나 몸은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첫 타자 김경언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조인성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위기를 초래했다. 김기태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와 양현종을 내렸고, 마무리 윤석민이 외야 불펜의 문을 박차고 마운드로 뛰어 왔다. 윤석민을 기다린 양현종은 힘차게 글러브를 맞부딪치고 내려갔다. 
양현종은 "중간은 선발과 다르다. 구원으로 던지는 감이 떨어져 있었고, 몸이 붕 뜬 느낌이었다. 내 뜻과 다르게 석민이형한테 오히려 부담을 주게 돼 미안했다. 그래도 석민이형이 잘 막아줘 다행이다"며 "감독님이 마운드에서 '이 상황에 내보내게 돼 미안하다'고 하셨다. 제가 감독님께 더 죄송했다"고 말했다. 
비록 양현종이 위기에서 내려갔지만 그의 뒤에는 윤석민이 있었다. 윤석민은 장운호에게 3루 강습 내야 안타를 맞고 1·3루 위기에 처했지만, 황선일을 2루 땅볼 유도하며 4-6-3 병살타로 연결했다. 1루심의 최초 판정은 세이프였지만 비디오 합의판정 결과 아웃으로 번복됐다. 윤석민은 두 팔 들어 환호했다. 
윤석민은 "결과가 좋게 나왔으니 다른 건 필요 없다. 오늘 운동할 때 공을 던져보니 1이닝 정도면 될 수 있을 것 같아 등판을 자청했다"며 "땅볼을 유도하기에 직구가 좋아 유도한 대로 승부한 것이 통했다. 나 때문에 구원등판을 자청한 현종이에게도 고맙다"고 말했다. 타이거즈를 대표하는 좌우 특급 투수들의 이심전심이 통했고, KIA는 파죽의 6연승을 질주했다. /waw@osen.co.kr
대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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