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안영명, 최다 퀵후크 극복한 '굳은 다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8.22 13: 00

올해 한화 마운드 운용의 특징 중 하나가 선발투수를 빠른 타이밍에 교체하는 것이다. 3실점 이하의 선발투수를 6회가 끝나기 전에 내리는 퀵후크는 59차례로 리그의 압도적인 1위. 그 중에서 가장 많이 퀵후크 당한 투수가 바로 안영명(31)이었다.
안영명은 올해 23번의 선발등판 경기 중 무려 19경기에서 퀵후크로 내려갔다. 6회에 내려간 게 9경기이고, 5회에 바뀐 것이 3경기로 뒤를 잇는다. 5~6회가 항상 고비였다. 투수 교체 타이밍이 빠른 김성근 감독은 안영명이 선발로 나오는 날 퀵후크를 더 많이 구사했다.
선발투수라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싶다. 5회 선발승 요건을 앞두고 교체될 때는 아쉬움이 더 크다. 그러한 상황이 비교적 많았지만 그때마다 안영명은 마운드 위에서 싫은 내색을 전혀 하지 않았다. 포커페이스를 잘 유지하는 투수답게 미묘한 상황에도 변함없었다.

안영명은 "선수 입장에서 아쉬울 때가 없지는 않다. '이 타자까지 승부하면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감독님께서 항상 강조하시는 게 팀이다. 순간의 내 감정을 표현한다면 모두가 보기에 안 좋다. 야수들이 실수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혼신의 투구를 했을 때 실수가 나오면 힘이 빠지지만 절대 표현하면 안 된다. 그래야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리그 최다 퀵후크에 대한 생각도 과연 '안영명다운' 대답이 나왔다. 그는 "내가 1위라는 것을 알고 있다. 돌아보면 그만큼 감독님께 믿음을 적게 준 것이다. 캠프에서 구원으로 시즌을 준비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투구수 100개 이상 넘어가면 부담스러운 점이 있다. 감독님께서도 그런 부분에서 배려를 해주신 것이다. 반대로 내가 앞으로 더 신뢰를 더 쌓아야 한다"고 굳게 다짐했다.
그 신뢰를 21일 대전 kt전에서 확인했다. 이날 안영명은 8이닝 4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6탈삼진 3실점으로 시즌 최고 투구를 하며 10번의 도전 끝에 8승째를 따낸 것이다. 지난 6월16일 대전 SK전 이후 68일만의 승리. 선발 8이닝 이상 투구도 지난 2009년 9월8일 사직 롯데전 9이닝 이후 6년 만으로 무엇보다 팀 7연패를 끊었다는 게 의미 있었다. 한화 토종 투수가 올해 8이닝을 던진 것도 안영명이 처음이다.
김성근 감독은 "안영명은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려고 했다"며 신뢰를 표했다. 투구수 105개로 8이닝을 던지며 효율적인 투구가 이뤄졌다. 지난달 중순 어깨 통증으로 열흘간 1군에서 빠지기도 한 그는 "상태가 크게 심각한 건 아니다. 나 스스로 생각할 때 혹사가 아니다 싶으면 무조건 던져야 한다. 고참으로서 이런 시기에 빠져있을 수 없다"고 책임감을 드러냈다.
최다 퀵후크를 극복하고 8이닝 투수로 우뚝 선 안영명. 한화 선발진의 진정한 토종 에이스로 당당히 10승을 바라본다. /waw@osen.co.kr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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