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m와 159m, 박병호 비거리 왜 차이날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8.28 06: 42

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박병호(29)가 26일 목동 kt 위즈전에서 정대현을 상대로 날린 시즌 45호 홈런을 비거리 135m로 야구 역사에 남게 되었다. 박병호가 어퍼스윙으로 제대로 퍼올린 타구는 중력을 이겨내면서 계속 앞으로 전진했고, 목동구장 조명탑 너머로 날아갔다. 장외홈런이다.
그런데 이 홈런의 비거리가 159m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사연은 이렇다. 올 5월부터 잠실과 목동구장에는 '트랙맨' 시스템이 설치됐다. 군사용으로 개발된 장비인데, 야구공의 세밀한 움직임과 비거리를 정확하게 잴 수 있다.
비공식 기록이지만, 넥센 구단 자체방송인 '히어로즈 TV' 중계진이 트랙맨 운용기사에게 확인한 결과 박병호 타구의 비거리는 159m로 측정됐다고 한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KBO 공식기록이 있기 때문에 159m라는 기록을 우리가 공식적으로 언급하기는 조심스럽다. 그렇지만 어쨌든 그 비거리가 나온 건 맞다"고 확인했다.

이유는 KBO 리그의 홈런 비거리 산출법에 있다. 현재 KBO 리그는 공식 기록위원들이 육안으로 타구 낙구지점을 판단한 뒤 비거리를 정한다. 구장별 비거리 산출표가 있는데, 타구가 떨어진 스탠드 위치에 따른 비거리가 표기되어 있다.
그런데 목동구장은 스탠드가 없다. 기록원들도 목동구장 홈런 비거리를 측정하는 게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일반적인 105~120m짜리 홈런은 타구가 그물을 때리는 위치에 따라 어느정도 정할 수 있지만, 그 이상 넘어가는 큰 타구는 사실상 현재 시스템에서는 정확하게 측정하는 게 어렵다.
기록원들 역시 "무조건 비거리를 정확하게 측정하라고 말하는데, 고충이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쓰는 장비가 있다면 쉽겠지만, 현재로서는 우리가 눈대중으로 정할 수밖에 없다. 그것 역시 최대한 보수적으로 비거리를 산출해야 한다. 인프라가 갖춰져야 할 부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KBO 리그 최장비거리 홈런은 1982년 백인천 등이 기록한 150m였다. 한편 메이저리그는 1953년 미키 맨틀이 친 171m로 남아 있다. KBO 리그에도 '트랙맨'과 같은 정확한 측정시스템이 도입됐더라면 역대 최장비거리 신기록이 이번에 세워질 뻔했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이 있다면, 목동구장을 찾은 스카우트들은 박병호의 괴력을 제대로 확인했다는 사실이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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