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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 12년만의 희생번트가 갖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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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창원, 이상학 기자] 한화 4번타자 김태균(33)이 번트를 댄다? 농담 같은 말이 현실로 나타났다.

김태균은 지난 27일 마산 NC전에서 무려 12년 만에 희생번트를 댔다. 0-0 동점으로 맞선 6회초 무사 1·2루에서 NC 에릭 해커의 초구에 기습적으로 방망이를 반토막으로 잡아 번트를 댄 것이다. 짧게 원바운드된 타구는 NC 포수 김태군 앞에 떨어졌다. 김태군은 지체하지 않고 3루 승부를 택했다.

그러나 2루 주자 정근우의 발이 3루 베이스를 먼저 터치하면서 1루 주자 김경언과 타자 주자 김태균까지 올세이프로 살았다. NC 측에서 합의판정을 요청했으나 번복되지 않았다. 야수선택이지만 희생번트로 처리됐다. 김태균의 시즌 첫 희생번트이자 한화의 팀 121번째 희생번트가 나온 순간이었다.

지난 2001년 프로 데뷔한 김태균의 통산 희생번트는 6개밖에 되지 않는다. 신인 때부터 규정타석이 아님에도 20홈런을 터뜨린 김태균은 줄곧 4번 중심타자로 활약했다. 2년차 시절이었던 2002년 첫 희생번트를 성공시켰고, 3년차가 된 2003년 희생번트 4개를 댔다. 그로부터 무려 12년만의 희생번트였다.

어느 정도 예고된 일이었다. 김태균은 고치 스프링캠프 때 야수들의 팀 배팅 훈련의 하나였던 번트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김태균 정도라면 번트는 생각지도 않을 텐데 김성근 감독의 부임 이후 생각을 바꿨다. 그는 "상황에 따라 번트를 해야 할 수 있다. 나라고 해서 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날 조금은 어설펐지만 결과적으로 만루 찬스를 만드는 번트를 성공했다. 앞선 두 타석에서 중견수 뜬공과 헛스윙 삼진으로 감이 좋지 않았고, 선취점 찬스에서 뒤의 제이크 폭스와 최진행에게 연결하기 위해 희생번트를 감행했다. 타격동작을 취할 때부터 몸의 중심을 높게 가져가고 있었다.

김태균의 희생번트로 마련한 무사 만루 찬스에서 한화는 폭스가 4-6-3 병살타를 쳤다. 하지만 3루 주자 정근우가 홈을 밟으며 귀중한 선취점을 올렸다. 비록 곧 이어진 수비에서 에스밀 로저스가 3실점하며 역전당해 김태균의 번트도 더 크게 빛을 보지 못했지만 팀을 위한 희생정신을 보여줬다. 아울러 김태균도 예외 없는 한화의 번트야구도 확인했다.

한편 한화는 올 시즌 115경기에서 121개의 희생번트로 이 부문 압도적인 1위에 올라있다. 2위 SK(84개)보다 37개 더 많고, 가장 적은 넥센(47개)에 비해 거의 3배가 많다. 역대 한 시즌 최다 희생번트 기록은 2006년 현대가 기록한 153개. 올해 한화는 산술적으로 152개가 가능하다. /waw@osen.co.kr

<사진> 창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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