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출루율 2위’ 추신수, 출루머신 부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8.29 05: 56

추신수(33, 텍사스)의 성적표에 뒤늦은 훈풍이 불고 있다. 후반기 성적만 놓고 보면 텍사스가 그를 영입했던 기대치에 완벽히 부응한다. 여기에 추신수가 상대적으로 강했던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의 근원이다.
추신수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미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서 7회 행운의 중전안타를 추가하며 연속경기 출루 행진을 이어갔다. 18경기, 선발로 나선 경기만 따지면 31경기 연속 출루다. 이는 후반기 선발로 나선 전 경기에서 적어도 한 차례 이상 출루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팀도 이기며 추신수로서는 좋은 기분을 이어갈 만한 경기였다.
전반기 최악의 성적을 낸 추신수였다. 변명의 여지가 크지 않았다. 지난해 부진에 이어 ‘먹튀 논란’이 한바탕 불거질 판이었다. 그러나 후반기는 다르다. 확실히 나아졌다. 여전히 석연치 않은 주심들의 스트라이크존에도 불구하고 서서히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잘 맞은 타구가 많이 나오며 장타 비중이 늘어났고 여기에 추신수 최대의 장점인 출루율이 높아졌다는 점 또한 고무적이다.

추신수의 후반기 출루율은 33경기에서 4할4푼2리에 이른다. 팀에서는 단연 1위고 후반기 들어 100타석 이상을 소화한 아메리칸리그 선수 중에서는 마이클 브랜틀리(클리블랜드, 0.458)에 이어 2위다. 메이저리그 전체로 확대해도 4위다. 리그 최고의 출루 머신인 조이 보토(신시내티)가 5할6푼3리의 압도적인 출루율을 기록 중이고 브랜틀리가 2위, 브라이스 하퍼(워싱턴, 0.452)가 3위인데 그 다음이 추신수다.
텍사스가 수비적 약점에도 불구하고 추신수에게 7년간 1억3000만 달러라는 거액을 투자한 큰 이유는 바로 출루율이었다. 홈런이나 도루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감소할 가능성이 큰 지표다. 이에 비해 ‘눈’은 상대적으로 그 감퇴 속도가 느리다. 그러나 2013년 4할2푼3리였던 추신수의 출루율은 지난해 3할4푼으로 떨어졌고 올해 전반기에는 3할5리까지 폭락했다. 주심 판정에 불이익을 받은 것도 사실이었지만 모든 면죄부가 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반등 조짐을 보임에 따라 기대를 걸 만한 대목이 생겼다. 추신수는 ‘출루’가 잘 되어야 전체적인 경기력이 살아나는 선수다. 볼넷도 고르고, 활발하게 살아나가야 방망이도 춤을 춘다. 여기에 추신수는 가을바람이 불면 펄펄 날았다. 추신수는 MLB 통산 9월과 10월 OPS(출루율+장타율)가 0.927, 출루율은 4할1푼7리에 이른다. 두 번째로 좋은 8월 OPS(0.834)와 비교하면 가을 사나이의 위엄을 실감할 수 있다. 어쩌면 이제는 올라가는 일만이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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