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 전준호 코치가 말하는 테임즈 30-30의 비밀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8.29 05: 50

NC 다이노스의 전준호 작전, 주루코치는 KBO리그가 낳은 역대 최고의 대도다. 폭발적인 도루 능력과 꾸준함을 동시에 갖고 있던 전 코치는 통산 550도루로 이 부문 1위다. 또한 2018안타로 2000안타를 돌파한 5명 중 1명이기도 하다.
롯데와 현대, 히어로즈를 거치며 늘 상대 베이스를 훔치던 대도 전준호는 NC의 코치로 부임해 이제 후배 선수들의 도루를 돕는다. 전 코치가 이끄는 NC는 177도루로 이 부문 압도적 1위다. 2위  삼성의 도루 숫자가 129개라는 것을 알게 되면 NC의 발야구가 얼마나 놀라운지 새삼 깨닫게 된다.
NC가 해낸 177도루 중 31개는 4번타자인 에릭 테임즈(29)가 해낸 것이다. 지난 28일 마산 한화전 이전까지 37홈런 29도루로 30-30 달성을 앞두고 있던 테임즈는 홈런 하나와 도루 2개를 추가했다. 역대 8번째이자 외국인 선수로는 1999년 한화의 제이 데이비스에 이은 2번째 위업이었다. 이날 2개를 성공시켰듯 자주 출루하며 도루를 적극적으로 시도한다면 KBO리그 역대 최초 40-40도 불가능은 아니다. 테임즈는 도루 성공률도 83.8%로 높은 편이다.

지난해 11도루로 시즌을 끝낸 테임즈가 벌써 서른 번이나 넘게 베이스를 훔칠 수 있었던 데는 전 코치의 도움도 있었을 터. 하지만 전 코치는 그의 도루가 많은 비결을 묻자 "테임즈는 기본적인 스피드가 뛰어난 선수다. 그리고 탄력도 좋다"라며 선수에게 공을 돌렸다. 탄력이 좋다는 것은 뛰면서 가속도가 붙는다는 의미다.
이어 전 코치는 "올해는 (테임즈가 1루에 있을 때) 투수들의 슬라이드 스텝이 빨라지고 견제도 심해졌지만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면서 더 빨리 들어가는 방법을 찾았다. 일반적으로 빠른 선수들도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해야 12발, 발이 먼저 들어가면 13발인데, 테임즈는 그냥 뛰어도 12발이고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는 11발이면 2루까지 간다"라고 상세히 설명했다. 탄력이 좋아 가속도가 생기며 보폭도 커지고, 그 결과 다른 선수보다 한 발 덜 가고도 목적지에 도착한다.
전 코치는 도루 숫자를 늘리는 것은 물론 성공률을 높이는 것에도 기여했다. 그는 "편하게 뛰는 방법을 찾게 해주기 위해 조언을 해주고 있다. 뛸 타이밍은 물론 투수들의 습관도 알려준다. 테임즈에게 그린라이트가 주어지지는 않았지만 뛰어도 된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뛰는 편이다"라는 말로 지금까지 도움을 줬던 점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전 코치는 테임즈를 비롯한 선수들을 위해 평소 상대 투수들의 동작을 세세히 분석하고 있다.
도루의 비밀 속에는 테임즈의 적응력도 포함되어 있었다. 전 코치는 "미국, 특히 아메리칸리그는 뛰지 않고 타격을 하면서 점수를 뽑지만 NC는 활발히 움직이는 팀이다. 테임즈는 팀 분위기에 적응하면서 도루가 늘어났고, 한 베이스를 더 가려는 의지와 열정이 많다"며 그가 팀에 융화되기 위해 노력한 것이 도루 증가로 이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팀과 하나가 되려는 테임즈의 모습은 코칭스태프도 놀라게 할 정도다. "다른 외국인 선수와 다르다. 팀에 녹아들며 컬러에 적응해 나가면서 함께 뛰려는 면이 커졌다. 4번타자의 유니폼이 저렇게 지저분할 수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라는 것이 전 코치의 의견이다.
하지만 일부러 더 많이 뛰게 할 생각은 없다. 테임즈가 아니더라도 달릴 선수는 많지만, 테임즈만큼 쳐줄 선수는 없기에 그의 부상을 가장 경계하기 때문이다. 전 코치는 "테임즈는 도루보다 타점을 올려야 하는 선수다. 한 방으로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선수인데, 본인은 40-40을 하고 싶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부상 위험이 있으니 도루를 일부러 더 많이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는 솔직한 이야기도 꺼냈다. 이는 김경문 감독의 평소 생각과도 일치하는 부분이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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