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 대기록 행진, KBO 역대 최고 2루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9.02 05: 52

살아있는 2루수 레전드, 한화 정근우(33)가 또 한 번 역사를 썼다. 명실상부한 KBO리그 역대 최고 2루수로 의미 있는 이정표를 새겼다. 
정근우는 1일 청주 KIA전에서 7회 2루 도루에 성공, 시즌 20번째 도루를 기록했다. SK 시절인 2006년부터 올해까지 무려 10년 연속 20도루 이상 달성한 순간. KBO리그 최초의 대기록이 정근우의 발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제 KBO 역사에서 정근우는 절대 빠질 수 없는 이름으로 남는다. 
▲ 2루수라서 더 대단한 기록

개인 통산 321도루로 이 부문 역대 8위에 랭크돼 있는 정근우는 순수 내야수 중 유일하게 탑10에 들어있다. 300도루 이상 기록한 9명의 선수들 중에서 커리어 전체를 내야수로만 뛴 선수는 정근우밖에 없다. 10년 연속 20도루라는 기록 그 자체도 대단하지만, 주 포지션이 2루수라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2루수는 체력 소모가 크고, 대체로 롱런하기 어려운 포지션으로 꼽힌다. 
정근우는 "2루수는 다른 포지션에 비해 체력 소모가 많다. 오래 하기에는 쉽지 않은 포지션이다. 2루수와 유격수를 하던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서는 3루수나 1루수로 옮기곤 한다. 체력적으로 쉽지 않다"며 "2루수는 유격수에 비해 송구 거리가 짧지만 중계 플레이나 백업 플레이처럼 보이지 않게 움직여야 할 것이 많다. 확실히 활동량이 많은 포지션이다"고 설명했다. 과거에 비해 좌타자의 증가로 유격수 못지않게 2루수 쪽으로 타구가 많이 향한다.
정근우는 초등학교 시절 리틀야구팀 롯데 마린스에서 처음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2루수를 봤다. 그는 "맨 처음 2루수와 유격수를 봤다. 나중에 3루수도 봤고, 프로에 들어와서는 외야수로 뛰기도 했지만 결국 내 포지션은 2루수였다. 2루수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2루수로 롱런하고 있는 정근우는 공수주 꾸준함과 임팩트에서 역대 최고 2루수로 자리 잡았다. 
▲ 2루수 역대 최다안타도 눈앞
정근우가 기억하는 역대 최고 2루수는 롯데 야구의 상징이었던 '악바리' 박정태 전 롯데 타격코치다. 어린 시절 야구를 하며 롤모델로 삼은 인물이 바로 박정태였다. 정근우는 "(추)신수 삼촌이라 박정태 코치님의 플레이를 어릴 적부터 자주 보고 자랐다. 내게 최고 2루수는 박정태 코치님이다. 악바리라는 이미지처럼 팀에 공헌하는 근성을 배우고 싶었다. 임팩트에서 단연 2루수로 최고셨다"고 말했다. 
프로 데뷔 11년 만에 정근우는 이미 롤모델 박정태를 넘어섰다. 정근우의 통산 타율은 3할1리인데 박정태가 기록한 3000타석 이상 뛴 역대 통산 2루수 최고 타율(.296)을 능가하고 있다. 안타 숫자도 1309개로 박정태(1141개)를 넘었다. 2루수로 1000경기 이상을 소화한 선수 중에서 정근우보다 더 많은 안타를 친 타자는 박종호(1336개)가 유일하다. 역대 2루수 최다안타도 27개가 남아 새로운 대기록이 눈앞이다. 
턱 부상 후유증으로 시즌 출발이 늦은 정근우는 2할대 초반의 타율을 어느덧 3할1푼리까지 끌어 올렸다. 그는 "페이스가 조금 떨어졌지만 다시 올라오고 있다. 남은 시즌 2루수 최다 안타 기록도 깨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최근 6경기 연속 안타이자 4경기 연속 멀티히트 행진을 펼치고 있는 정근우의 타격감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최초의 10년 연속 20도루에 이어 또 하나의 대기록이 '역대 최고 2루수' 정근우를 기다린다. /waw@osen.co.kr
청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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