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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으로 듣는' 경찰과 '아몰랑' KBL, 농구가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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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우충원 기자] # '풍문으로 들었소'는 함중아와 양키스가 1980년 양키스 골든 디럭스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앨범에 수록된 노래다. 가사의 내용은 간단하다. 사랑하는 여인이 자신을 떠났고 새로운 연인이 생겼다는 것을 직접 듣지 못했다는 내용이다. 말 그대로 사실을 직접 확인하지 못하고 풍문(바람처럼 떠도는 소문)으로 들었다는 말이다. 특히 풍문을 영한사전에서 찾아보면 루머(rumor)다. 루머를 다시 살펴보면 소문, 풍설, 유언비어 등으로 뜻이 등재되어 있다.

# '아몰랑'은 최근 여러 커뮤니티에서 광범위하게 쓰여지고 있는 비속어다. 최근 자주쓰여지고 있는 '드립'의 일종인데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한게 아니라 그냥 혼자만의 생각과 감정에 따라 행동하는 이들을 비판하기 위한 용어다.

지난 2일 프로농구는 충격에 빠졌다. 현재 국가대표팀에 합류해 대만에서 열리고 있는 존스컵에 출전하고 있는 김선형(SK)이 불법 스포츠토토 사건에 연루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체육계 불법도박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사이버수사대는 김선형이 프로 데뷔 이전인 대학선수 시절에 불법 스포츠토토 웹사이트에서 베팅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010년 한국대학농구리그에서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하고 2011년 서울 SK에 입단해 2013-2014, 2014-2015 연속으로 프로농구 올스타전 MVP를 차지한 스타 플레이어다.

그런데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사이버수사대는 "현재는 백지상태다. 김선형이 불법 도박을 했다고 확정지어 말할 수 없는 상태다. 소환 조사 이유는 풍문을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또 "김선형의 가담 여부에 대해서는 폭넓게 생각해야 한다"고 전했다.

말 그대로 수사가 이어지는 도중 김선형의 이름이 흘러나온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찰이 조사하고 있는 2개의 큰 줄기가 있는데 김선형과 관련 있는 이들이 한 줄기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확실히 밝혀진 것이 아니라 스타 플레이어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개막을 얼마 남겨두고 있지 않은 2015-2016 시즌 KBL 프로농구가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설상가상 문경은 감독의 '피의자 소환'으로 한바탕 홍역을 겪었던 SK는 김선형의 이름이 불거지면서 큰 속앓이를 하고 있다.

더 큰문제는 손을 놓고 '아몰랑'하고 있는 KBL이다.  김영기 KBL 총재는 최근 "단신 외인 제도 부활과 경기 규정 변경 등 정말 재미있는 시즌을 치르려고 준비했는데 또 다시 불법 스포츠 도박 수사 소식이 들려왔다"며 안타까움을 금하지 못했다.

이미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KBL은 수장을 위시해 안타까운 심정만 나타내고 있다. 일련의 문제 해결이 아니라 구단과 선수들에 맡겨 놓는 모습이다.

특히 경찰 조사에 성실하게 협조했음에도 불구하고 KBL의 위상은 떨어졌다. 전창진 감독 사건을 시작으로 경찰이 완벽하게 이끌어 낸 것은 전혀 없다. 전 감독의 경우에는 검찰에서 경찰의 요구를 기각했고 문경은 SK 감독의 피의자 소환여부도 흐지부지 되고 있다. 그런데 KBL은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그저 안타깝다는 '아몰랑'의 자세만 견지하고 있는 답답한 상황이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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