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레이어’ 장현수, 슈틸리케가 준 숙제 풀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9.04 06: 19

장현수(24, 광저우 부리)가 멀티플레이어 본능으로 대승에 숨은 주역이 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3일 오후 8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벌어진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2차전에서 손흥민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라오스를 8-0으로 물리쳤다. 2연승을 달린 한국은 승점 6점으로 G조 선두로 올라섰다.
슈틸리케 감독은 라오스전을 앞두고 공격적인 선수기용을 시사했다. 문제는 오른쪽 풀백으로 활용할 마땅한 선수가 없었다는 점. 결국 슈틸리케 감독은 장현수를 오른쪽 풀백에 기용했다. ‘멀티플레이어’로서 그의 능력을 믿었던 것.

최전방에 석현준을 놓고 손흥민, 기성용, 권창훈, 이청용을 배치한 공격적인 전술을 썼다. 중앙에 정우영이 서고 포백을 홍철, 김영권, 홍정호, 장현수가 포백을 섰다. 골키퍼로 권순태가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적중했다. 장현수는 오른쪽 풀백으로 오버래핑까지 가담하며 두 개의 어시스트를 뿌렸다. 후반전 손흥민과 권창훈에게 날카로운 두 개의 도움을 배달했다. 두 선수는 멀티골을 뽑아내며 한국의 대승을 이끌었다. 경기 후 슈틸리케는 “오른쪽 풀백이 고민이었는데 장현수를 투입했다. 기대이상으로 해줬다. 앞으로 장현수를 계속해서 풀백으로 쓸 생각도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현수의 본래포지션은 중앙수비수다. 발재간이 좋은 그는 대표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성용과 호흡을 자주 맞춰왔다. 어느 포지션을 맡겨도 기본 이상을 해내는 만능플레이어다.
경기를 마친 장현수는 “오른쪽 풀백자리가 어색한 것이 사실이었다. 익숙하지 않았다. 상대가 수비에 치중해서 공격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 흐름이 잘 맞아서 어시스트 2개를 했다. 미드필더든 수비든 감독님이 시키는 포지션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 자체에 맞게 플레이하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며 성숙한 대답을 내놨다.
모범생 장현수는 슈틸리케 감독이 준 숙제를 잘 풀었다. 장현수는 “슈틸리케 감독이 다니 알베스 경기를 많이 보라고 하셨다. 바르셀로나가 경기를 잡고 하니까 알베스를 보면서 비슷하게 하려고 했다. 풀백에 대해 더 연구하고 깨우쳐야 한다. 임창우에게도 풀백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잡으면 무조건 청용이 형에게 주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멀티플레이어 장현수가 있기에 슈틸리케호는 더욱 다양한 조합을 시험할 수 있다. 대표팀에서 장현수는 고급요리에 더욱 맛을 내는 소금 같은 존재가 됐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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