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철호의 발목을 또 잡은 극심한 뒷마당 불안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9.05 06: 10

최진철호가 수비 불안에 또 다시 발목이 잡혔다.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 한국 축구대표팀이 지난 4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수원 컨티넨탈컵 국제 청소년(U-17) 국가대표 축구대회(이하 수원컵) 2차전서 크로아티아와 2-2로 비겼다. '에이스' 이승우(17, FC바르셀로나)가 2골을 터뜨리며 앞섰지만 연속골을 내주며 통한의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최진철호는 나이지리아와의 대회 1차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무승부에 그치게 됐다. U-17 대표팀은 오는 6일 오후 5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브라질(1승 1패)을 상대로 대회 최종전을 벌인다.

아쉬움이 짙게 남는 무승부였다. 최진철호는 2번의 골대 불운과 답답한 양상 속에 전반을 0-0으로 마감했다. 지루한 분위기는 후반 3분 만에 일순간에 바뀌었다. 이승우의 원맨쇼 덕분이었다. 수비수 3명을 달고 동료에게 정확한 패스를 연결, 김정민의 중거리 슈팅을 도운 이승우는 상대 수문장이 완벽하게 볼을 처리하지 못하자 지체없이 문전으로 쇄도해 골키퍼를 따돌리고 왼발로 골네트를 갈랐다. 이승우의 개인기와 침투, 침착성과 결정력이 동시에 빛난 장면이었다.
이승우의 발은 5분 뒤 또 한 번 번뜩였다. 페널티 박스 좌측에서 순간적인 개인기로 마테이 후데세크를 완벽히 따돌렸다. 후데세크가 뒤늦게 오른발을 뻗었고, 이승우가 발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영리함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키커로 나선 이승우는 사전 속임동작을 통해 골키퍼의 집중력을 흐트려놓은 뒤 여유있게 골망을 흔들었다. 이승우의 능력을 단적으로 볼 수 있는 2골이었다.
기쁨도 잠시였다. 이승우의 공든 탑이 극심한 수비 불안에 막혀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 나이지리아와의 1차전서 드러났던 뒷마당 불안이 고스란히 되풀이 됐기 때문이다. 한국은 후반 16분과 후반 44분 연속 골을 내주며 뼈아픈 무승부를 기록했다. 첫 번째 실점 장면은 우측면에서 2명의 수비수가 조십 브레카토를 막지 못한 게 화근이었다. 브레가토의 크로스가 네벤 두라세크의 무주공산 슈팅으로 이어졌고, 안준수의 선방에도 페타르 무사에게 리바운드 슈팅을 허용하며 실점했다. 문전에서 두라세크와 무사 2명의 선수를 놓친 건 되짚어 봐야 할 장면이다.
두 번째 실점도 문제가 많았다. 집중력 부족이 화를 불렀다. 정규시간 종료까지 불과 1분 남기고 니콜라 모로에게 수비 뒷공간을 가르는 크로스를 허용했고, 빙코 솔도에게 뼈아픈 동점골을 허용했다. 모로의 크로스를 사전 차단하지 못한데다 문전 쇄도하는 솔도를 제지하지 못하면서 동점골을 헌납했다.
최진철 감독은 경기 후 "수비가 취약한 부분은 있다"고 수비 불안을 인정하면서도 "선수들이 아직 발전하는 단계이고, 이런 경험을 통해 더 발전할 것이다"고 보약으로 삼겠다는 뜻을 내비쳤다./dolyng@osen.co.kr
수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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