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10.73’ 정대현, 극과 극 풀타임 행보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9.05 05: 56

kt 위즈 좌완 투수 정대현(24)이 힘겨운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정대현을 kt가 지난해 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을 통해 두산 베어스에서 영입했다. 사실 정대현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12월 4일 경찰청 입대를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kt는 군 문제에 대해서 알지 못했고, 정대현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지명했다. 정대현도 당장의 1군 기회를 선택하고 군 복무를 뒤로 미뤘다. 그리고 일본 스프링캠프 때부터 선발 자원으로 주목을 받았다.
정대현은 스프링캠프에서 특별 체중 감량을 비롯해 강훈련을 소화하며 올 시즌을 준비했다. 구단에서 선발 자원으로 주목한 만큼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시즌이 사직되고 곧바로 자리를 잡았던 건 아니다. 시즌 초반엔 구원으로 3경기에 등판했다. 이후 4월 8일 인천 SK전에서 첫 선발 기회를 얻었고 가능성을 보여줬다.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더니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했다.

그리고 5월 28일 잠실 LG전에서 데뷔 이후 최고의 피칭으로 7이닝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올 시즌 첫 승과 함께 379일 만에 선발승을 수확했다. 서서히 토종 에이스로 자리 잡는 듯한 모양새였다. 5월까지 13경기서 1승 5패 평균자책점 3.25, 그리고 6월 4경기에선 2승 1패 평균자책점 3.57로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사실상 크리스 옥스프링을 제외하고는 믿을 만한 선발 투수가 없던 kt에 큰 힘이 됐다.
하지만 후반기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예전의 정대현으로 돌아간 듯한 모습이다. 전반기 20경기서 4승 7패 평균자책점 3.84로 호투했지만 후반기 7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10.73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한창 좋았을 때의 완급 조절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전반기(0.265)에 비해 후반기 피안타율이 4할1푼8리로 크게 치솟았다. 구위로 제압하는 유형이 아니기 때문에 구석을 찌르는 제구가 돼야 하는데 몰리는 경향이 뚜렷하다.
조범현 kt 감독 역시 계속해서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전반기가 끝난 시점에서도 “기회는 쉽게 오는 게 아니다. 기회가 왔을 때 더 집중하고 던지는 게 있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없다. 한 명에게만 기회를 계속 줄 수는 없다. 일찍 강판되는 게 나도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후반기 부진이 이어지자 다시 한 번 정대현을 두고 “변화가 필요하다. 이런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2군 선수단과 함께 훈련하며 추스를 시간을 줬지만 4일 잠실 LG전에서도 2⅔이닝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여전히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8월 상승세를 탔던 kt의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후반기에 강력한 공격력을 앞세워 좋은 성적을 냈던 kt이지만 타격 사이클이 떨어지자 연패도 잦아졌다. 무엇보다 선발진이 안정돼야 꾸준히 계산이 서는 야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kt의 1군 첫 시즌에서 모든 것을 잡을 수는 없는 법. kt는 이미 기대 이상의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어쨌든 다음 시즌을 위해서라도 젊은 투수들이 성장해줘야 한다.
올 시즌 꾸준히 기회를 받았던 정대현 역시 마찬가지이다. 구단의 기대가 컸던 만큼 후반기 부진이 아쉽기만 하다. 과연 정대현이 올 시즌 첫 1군 풀타임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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