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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스승이 기억하는 독종 김상수와 구자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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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구, 손찬익 기자] 19년째 경복중 야구부 지휘봉을 잡고 있는 원민구 감독은 지금껏 수많은 제자를 배출해왔다. "다 기억하지 못할 정도"라는 게 원민구 감독의 말이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고 하지만 김상수와 구자욱(이상 삼성)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상수와 자욱이는 학교 다닐때부터 정말 착하고 열심히 했다. 어릴 적부터 하는 게 남달랐다. 운동장에서 잠시도 쉬지 않았다. 캐치볼을 하든 스윙 훈련을 하든 짧은 시간에도 정말 열심히 했다".

김상수는 2003년 경복중의 대통령배 중학야구대회 우승을 이끈 주역. 당시 주전 유격수가 담 증세로 경기에 뛰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김상수가 선발 출장 기회를 잡게 됐는데 0-1로 뒤진 상황에서 동점 적시타를 때렸고 중학생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만큼 멋진 수비를 선보이며 우승을 이끌었다.

김상수는 2학년 때부터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원민구 감독은 "상수가 심성도 바르고 야구에 대한 열정이 아주 강했다. 생글생글 잘 웃어도 근성 만큼은 누구보다 강한 녀석"이라고 말했다.

원민구 감독에 따르면 김상수는 2009년 프로 데뷔 후 정기적으로 모교 후배들을 돕고 있다. 야구 용품을 기증할 뿐만 아니라 가정 형편이 어려운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을 지원해오고 있다.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어린 나이에 그렇게 깊은 생각을 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다. 상수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원민구 감독은 김상수의 따뜻한 마음씨에 대해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힘이 약했지만 야구는 참 예쁘게 했다". 원민구 감독이 기억하는 구자욱의 옛 모습이다. "곱상하게 생겼지만 근성이 대단했다. 땀의 진실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성실하니 무조건 성공할 수 밖에 없다".

원민구 감독은 "자욱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소년체전 결승전이다. 당시 0-1로 뒤진 마지막 공격이었다. 자욱이가 선두 타자로 나갔는데 변화구가 높게 들어오자 머리를 갖다 대고 맞더라. 깜짝 놀랐다. 이후 연속 안타가 나와 2-1로 이겼는데 자욱이가 아웃됐더라면 이기기 힘들었다. 요즘도 그 이야기를 하는데 '이기기 위해서는 몇 번이고 할 수 있다'고 하더라. 참 대단한 녀석"이라고 엄지를 세웠다.

구자욱은 7월 모 탤런트와 열애설이 보도됐다. 원민구 감독은 "괜히 슬럼프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더 열심히 해서 만회하겠다'고 하더라. 성적에서도 알 수 있듯 이후부터 확 치고 올라갔다"고 웃었다. 이어 "자욱이는 (이)승엽이와 같은 대선수와 함께 뛰는 게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선배들의 장점을 하나씩 다 배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복중 야구부 선수들은 시즌이 끝나길 손꼽아 기다린단다. 김상수와 구자욱이 비시즌 때마다 모교에서 훈련하기 때문. 원민구 감독은 "상수는 해마다 학교에 와서 후배들과 함께 운동한다. 그게 아주 큰 도움이 된다. 일종의 자부심이라고 할까.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최고의 제자"라고 찬사를 보냈다.

"상수와 자욱이를 보면 흐뭇한 정도가 아니다. 이젠 스승이 아닌 팬이 돼 버렸다"는 원민구 감독은 "야구를 잘 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처럼 건강한 모습으로 그라운드를 누비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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